"우리는 아메리카노 안 마셔요. 아침에는 우유가 들어간 라떼나 카푸치노, 점심부터 저녁까지는 에스프레소를 마시죠. 아메리카노는 커피 메뉴에 없어요."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는 자신의 커피 취향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실제로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유럽국가에 가면 아메리카노 커피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진한 커피인 에스프레소, 카페라떼, 카푸치노 만 있을 뿐이다. 굳이 아메리카노가 먹고싶다면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를 찾아야만 한다.

그럼 우리가 흔히 마시는 아메리카노란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가장 유력한 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배급받은 커피를 최대한 많이 마시기 위해서 물을 탔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물을 탔으니 이름은 당연히 '아메리카노'가 됐다. 또 미국에서 보스턴 차 사건이후 차의 가격이 폭등하자 차 대신 커피를 마셨는데 쓴 커피맛을 희석 시키기 위해 커피와 물을 1대2로 섞어서 아메리카로 탄생되었다는 설도 있다.

에스프레소란 뜻은 빠르다는 뜻의 '익스프레스(express)'에서 비롯됐다. 중력의 8~9배에 달하는 높은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해 시간이 20초에서 30초 미만으로 짧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에스프레소는 다시 리스트레토, 룽고, 도피오로 나뉜다. '응축된'이라는 뜻의 리스트레토는 추출액이 20~25ml로 30~35ml의 에스프레소보다 양이 적고 진한 커피다. '룽고'는 40~45ml의 양으로 리스트레토 2배 분량의 커피다. 에스프레소보다 추출 시간은 늦으면 물의 양이 리스트레토의 2배 정도로 묽다. 유럽에서 아메리카노를 대체한다면 룽고를 마시면 된다. '두배'라는 뜻의 도피오는 더블로 추출한 에스프레소 커피다.


다시 아메리카노 얘기로 돌아가보자.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아메리카노가 에스프레소만큼이나 커피숍의 대중 메뉴로 통한다. 하지만 아메리카노가 종적을 감춘 곳도 있다. 바로 러시아다. 러시아는 국민의 약 80%가 반미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이 이에 대한 맹비난을 하고서 양국간의 감정은 더욱 극심해졌다. 이 사건 이후 모든 커피숍에는 '아메리카노'라는 메뉴가 사라졌다고 한다. 아메리카노라는 커피이름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커피사랑에도 국가 감정이 들어간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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