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외국인이 환전을 하고 있다. 올해 4월 말 100엔당 1000원 안팎이던 원·엔 환율은 현재 900엔대 초반으로, 2015년 6월(최저 100엔=880원)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사진=뉴시스
18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외국인이 환전을 하고 있다. 올해 4월 말 100엔당 1000원 안팎이던 원·엔 환율은 현재 900엔대 초반으로, 2015년 6월(최저 100엔=880원)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사진=뉴시스

원화 가치 대비 엔화가 800원대로 떨어졌다.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1%로 낮추며 당분간 엔저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800원대에 거래됐다. 전날 오전 8시23분 원/엔 환율은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BOJ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 취임 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2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린 BOJ는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0.1%)를 동결했다.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미국과 다른 행보다.

시장에선 우에다 총재가 금융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우에다 총재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2%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통화정책을 전환할 수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일본의 소비자물가가 3.4%의 상승률로 3개월 만에 상승 폭이 확대되며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서다. 우에다 총재는 2%의 물가안정 목표에 대해 "목표 달성을 향한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면서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가상승 실현을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며 금융완화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권에선 일본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8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엔화 환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투자나 일본 여행을 목적으로 엔화 환율이 쌀 때 돈을 미리 바꾸려는 수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4대 은행의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약 2730억원)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32%(73억2800만엔) 늘었다. 지난해 5월(62억8500만엔)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엔화 매도액은 은행이 고객의 요구로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매도) 금액이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6978억5900만엔(약 6조3200억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8109억7400만엔(약 7조3440억원)으로 보름 만에 16%(1131억1400만엔) 불었다. 지난해 6월 말 잔액(5862억3000만엔)과 비교하면 38% 많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안전자산 편입을 원한다면 지금은 달러보다 엔화가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