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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와 신축을 위해 세입자들이 이미 모두 퇴거한 건물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택신축판매·개발사업자 인 A업체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부세 부과 처분취소 소송에서 "종부세와 농어촌특별세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업체는 2020년 12월 서울 용산구 소재 연립주택 다섯 채를 사들인 뒤 용산구청에 건물 해체 허가 신청서, 철거·신축 관련 심의신청서 등을 냈다. 용산구청은 8개월 뒤 건물 해체를 허가했다.
건물 철거와 신축을 위해 기존 임차인들은 2021년 1월부터 모두 퇴거했지만 A업체는 같은 해 11월 영등포세무서로부터 종부세 6억2710만원과 농어촌특별세 1억2542만원을 내라는 고지서를 받았다.
A업체가 종부세 과세기준일인 6월에 3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A업체는 종부세 부과가 부당하다며 국세심사위원회와 조세심판원에 이의신청·심판청구를 냈다. A업체는 과세기준일에 이미 기존 임차인이 모두 퇴거하고 단전·단수돼 주택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과세기준일 이전에 건물 해체신청을 했는데도 용산구청의 처리 지연으로 철거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A업체의 항변에도 세무당국이 이를 모두 기각하자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A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종부세 입법 목적은 부의 편중현상을 완화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투기 목적의 주택 소유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철거 예정으로 취득한 주택은 종부세 입법 목적과 그다지 관계가 없다"며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게 과세해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을 추구하는 종부세의 기능과도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