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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20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듀스 전 멤버 김성재(당시23세)가 숨진 채 발견됐다.
1993년 '나를 돌아봐'로 데뷔한 듀스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1990년대 가요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성재와 이현도로 이뤄진 듀스는 뉴잭스윙과 솔 등을 기반으로 한 흑인음악을 추구해 한국 힙합의 원조로 불린다.
성공적인 솔로 데뷔… 이후 찾아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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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스로 활동하다 소속사의 문제로 홀로 선 김성재는 1995년 11월19일 솔로로 데뷔해 성공적인 무대를 마쳤다.
김성재는 인터뷰를 통해 "연습량은 짧은데요. 한 달 만에 이 정도 할 수 있는 자신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 좀 거만해서 죄송한데요. 진짜 이건 자신 있어서 하는 소리예요"라며 솔로 무대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케줄을 마친 김성재는 당시 머물던 스위스그랜드 호텔로 함께 활동하던 백댄서, 매니저와 함께 돌아갔다. 호텔에서 매니저, 백댄서, 여자친구 등과 시간을 보낸 김성재는 다음날 새벽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오른손잡이 김성재가 오른쪽 팔에 28개의 주사를?… 석연치 않은 죽음
솔로 데뷔 다음날 새벽, 매니저와 백댄서는 호텔 방에서 나와 거실에서 자고 있던 김성재를 깨웠다. 하지만 김성재는 깨어나지 못했다. 파랗게 변한 입술, 입 주위에 묻어있는 피를 확인한 이들은 급하게 구급차를 불렀으나 병원 도착 후 김성재는 사망 판정을 받았다.의문사한 김성재의 몸에는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오른팔에 여러 주사 자국이 눈에 띄었다. 부검 과정에서 주사 자국 주변으로 피하출혈도 발견됐는데 이는 생존 당시 주사를 맞은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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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에서는 28개의 주사 자국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서는 같은 시각에 한 자리에 연이어 놓은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동일한 시각에 놓았다면 30분이 안 걸리는 시간 동안 28개의 주사를 맞은 셈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투약된 약물은 마약성 동물 마취제로 확인됐다. 당시 이를 구매한 김성재의 여자친구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부실했던 초동수사… 진실은 미궁 속으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여자친구는 1심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는 판결이 뒤집히면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3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여자친구가 살인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성재의 의문사는 미제로 남게 됐다.김성재 사망 사건은 끝내 진실을 밝혀지지 않았다. 부실했던 초동수사가 이유로 꼽았다.
범죄 현장에서 사건 발생 초기 증거확보를 위해 범죄 현장 보존을 철저히 해야 했지만 김성재 사건은 그렇지 못했다. 사건 당일 김성재의 시신은 응급처치를 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이 확인됐지만 직장 온도, 시반과 시강(사후 경직도) 등은 곧바로 측정되지 못했다. 사건 현장 보존도 이뤄지지 않았고 부검은 이튿날 오전에야 진행됐다.
검안 과정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체 사진을 찍었는데 해당 카메라는 화질이 떨어져 추후 사진을 다시 확인했을 때 의미 있는 관측이 어려웠다.
김성재의 사망과 관련한 재판에서 주요 쟁점이 김성재의 사망 시각이었다. 때문에 초동 수사에서 사망 시각이 제대로 특정됐다면 미제로 남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