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택 공급절벽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내년부터 주택 공급절벽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수도권 주택시장에 공급절벽이 예상된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공급대책은 입주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수년째 부동산 불황이 지속되며 착공 물량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내년부터 입주대란의 영향권에 접어들 전망이다.

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2005~2023년 전국에서 공급된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은 연평균 42만9000가구로 최근 몇 년 동안 착공 실적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

아파트·비아파트 착공 실적 감소

연구원 조사 결과 2022년(38만3000가구)부터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23년에는 착공이 24만2000가구를 기록해 30만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수도권의 경우 올해까지 아파트 준공물량은 예년 평균 수준(15만6000가구)을 웃돌았지만 내년부터는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2022~2023년 착공 물량이 각각 14만가구, 10만가구 수준에 불과한 가운데 아파트의 경우 착공부터 준공까지 통상 3년가량 걸리기 때문에 내년부터 줄어든 착공 물량의 여파가 공급절벽으로 다가올 것이란 분석이다.

수도권 비아파트 공급도 비슷한 상황이다. 수도권 비아파트는 2016년부터 감소세를 보인 뒤 2020년부터는 연평균 준공물량(6만1000가구)을 하회했고 지난해에는 4만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합친 준공물량은 21만4000가구로 예년 평균(21만6000가구)을 유지했지만 내년부터 2022년 이후의 착공 감소 여파가 반영돼 공급절벽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공급절벽 여파는 입주 가구 감소에서 확인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올 연말까지 예정된 36만3851가구보다 27.3%(9만9426가구) 줄어든 총 26만4425가구다.

지역별로 경기도의 물량 감소가 가장 많다. 경기도는 올해보다 4만7565가구 줄어 6만9376가구의 입주가 예정됐다. 전국 감소량의 47.8%를 차지할 만큼 감소폭이 크다. 경기 외에 ▲대구 1만2916가구↓(2만4300→ 1만1384가구) ▲경북 1만845가구↓(2만3322→ 1만2477가구) 등에서 1만가구 이상 입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착공 물량이 줄며 내년부터 주택 공급절벽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몇 년 동안 착공 물량이 줄며 내년부터 주택 공급절벽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국 혼란 가중… 집값 안정화도 요원

국토교통부가 무주택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강화하고 민간 공급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 공공주택을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2000가구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국내 정세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따른 야권의 탄핵소추안 발의로 정국 혼란이 가중되며 부동산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도 공급절벽 우려를 더했다.

이에 정부의 주요 공급정책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와 1기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 등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입법 절차가 필요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법안도 여야 대립으로 표류할 위기다. 이 같은 정치 악재가 지속될 경우 집값 안정화를 비롯한 서민·중산층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더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다.

이보람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2028년까지 30세 도달 인구가 문재인정부 5년 평균(68만명) 대비 연평균 5만명 안팎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축아파트 선호현상이 심화돼 아파트 공급 감소가 집값 불안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금리 하락과 경기 회복, 그리고 정국 안정 때는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3기신도시의 조기 분양과 중도금·잔금 대출 규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