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가 아열대 지역인 타이완까지 내려오면서 올해만 500명에 가까운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사진은 타이완 위산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사진=위산국립공원 페이스북 갈무리
북극발 한파가 아열대 지역인 타이완까지 내려오면서 올해만 500명에 가까운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사진은 타이완 위산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사진=위산국립공원 페이스북 갈무리

북극발 한파가 아열대 지역인 타이완까지 내려오면서 올해만 500명에 가까운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연합보 등 타이완 언론이 인용한 각 지자체 소방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올해 총 42명의 '병원 밖 심정지'(OHCA)가 발생했다. 심정지는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그중에서도 OHCA는 병원 밖에서 발생하는 심정지를 뜻한다.


최근 타이완의 OHCA 환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0일 하루에만 54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11일에는 55명으로 늘었다. 이 중에는 노인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있었다.

의료계는 갑작스러운 저온으로 인해 환자들의 심혈관에 이상이 생겼다고 봤다. 한 응급의학과 의사는 대부분의 환자가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전열기를 사용하지 않아 새벽에 심근경색증 등으로 병원에 응급 이송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응급의학과 의사는 기온이 내려가는 새벽에 OHAC 환자가 발생한다며 45세 이상 남성과 50세 이상 여성 및 흡연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열대 기후인 타이완에는 올해 들어 두 개의 대륙성 한랭 기단이 덮쳤다. 하나는 지난 6일에 도착했고 다른 하나는 9일에 내려와 모든 시와 군의 수은주가 10도 이하로 떨어졌다. 그중에서 지난 12일 새벽 해발 3952m로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위산의 새벽 기온은 영하 8.2도를 기록했다.


타이완은 한국보다 기온이 높고 습해 주거시설에 온돌과 같은 난방시설이 적용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지난해 1월 아침 최저 기온이 8~10도로 떨어지자 48시간 동안 14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국립타이완병원은 심혈관 질환이나 관련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 중에서도 특이 노년층은 아침 시간에 심혈관 응급 상황이 쉽게 발생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또 40~50대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등의 위험인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이런 이유로 일부 40~50대 환자들은 이번 OHCA에 전혀 대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