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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생산라인 확대와 함께 글로벌 유통 채널을 늘리며 올해 수출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4387억원, 영업이익 1631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각각 전년 대비 0.8% 증가, 23.1% 감소한 수치다. 농심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비 증가와 해외 인지도 향상을 위한 판촉비 증가, 미국 2공장 신규라인 가동으로 인한 일시적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농심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비롯, K라면의 프로모션과 유통 채널 확대를 병행하며 수출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농심은 이날 신라면 툼바가 호주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Woolworths), 일본의 CVS 1위 유통업체 세븐일레븐 입점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각각 3월과 4월부터 해당 유통채널 전점에서 동시 출시된다. 울워스는 호주 전역에서 약 1100여개 매장을 운영, 유통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에 2만10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농심은 신라면 툼바가 올해 미국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 온라인몰에 입점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6월부터 판매한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해 프랑스 대형유통업체 '르끌레르'와 '까르푸'에 주요 라면과 스낵 제품 공급물량을 대폭 늘려 공식 입점했다. 두업체는 프랑스 유통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이를 계기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서남부 전역을 함께 공략하고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 역시 현지 유력 거래선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올해 초 유럽에 판매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기간에는 프랑스 현지 까르푸 매장에서 신라면을 테마로 팝업스토어를 운영, 즉석조리 '한강라면' 시식행사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들의 브랜드 체험 기회를 확대했다.
농심은 독일 Lidl(리들), 덴마크 Salling group(샐링 그룹) 등 현지 대형 유통업체로 입점을 확대하고 까르푸가 진출한 동·남유럽 시장진출 확대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국내 수출전용공장 설립 및 미국 제2공장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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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K라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할 새로운 수출 생산기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농심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2026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2026년 하반기부터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연간 10억개로 현재보다 2배 증가하게 된다. 기존 미국법인(약 10억개)과 중국법인(약 7억개)을 합치면 연간 약 27억개의 글로벌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내수용 물량까지 더하면 총 60억개를 생산할 수 있다.
농심은 녹산 수출공장 설립을 발판으로 올해 초 판매법인 설립 예정인 유럽시장 확대는 물론,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2022년 5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농심 미국 제2공장은 지난해 10월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신규라인은 기존 원형 용기면인 큰사발면, 사발면과 함께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형태인 사각용기면도 생산이 가능하다. 라인 가동으로 미국법인의 연간 생산가능량은 8억5000만 식에서 10억1000만식으로 약 20% 증가했다. 농심 미국법인 용기면 판매 비중은 2023년 기준 약 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용기면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용기면 신규라인 증설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또 한번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