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18일. 대한민국 역대 최악의 지하철 사고라 불리는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났다. 사진은 지난 12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진 모습. /사진=뉴스1
2003년 2월18일. 대한민국 역대 최악의 지하철 사고라 불리는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났다. 사진은 지난 12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진 모습. /사진=뉴스1

2003년 2월18일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지하철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전 세계 지하철 사고 사망자 수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처참한 참사로 기록됐다. 대구 지하철 참사로 총 192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다쳤다.

신변 비관한 우울증 환자가 저지른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는 뇌졸증으로 반신불수와 심한 우울증을 앓던 김대한씨의 방화로 인해 벌어졌다. 사진은 지난 12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모습. /사진=뉴스1
대구 지하철 참사는 뇌졸증으로 반신불수와 심한 우울증을 앓던 김대한씨의 방화로 인해 벌어졌다. 사진은 지난 12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모습. /사진=뉴스1

뇌졸중으로 반신불수와 심한 우울증을 앓던 김대한씨는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다 스스로 생을 끝내기 위해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30분쯤 대구 달서구 송현동 송현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그는 휘발유 2리터를 가지고 승차했고 중앙로역에 도착하자 휘발유에 불을 붙였다. 김씨와 함께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그의 행동을 저지했지만 막지 못했고 열차는 불길에 휩싸였다.

당시 지하철 내부 소재는 가연성 소재가 많았기에 불은 금방 번졌다. 이에 열차는 삽시간에 불길에 갇혔다. 열차 안에 갇힌 승객들은 가족, 소방서에 전화해 구조를 요청하는 등 당시 중앙로역은 아비규환 상태였다.


김씨가 휘발유에 불을 붙였던 1079 열차 기관사는 소화기로 초기 화재 진압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화재 발생 사실을 종합사령실에 보고하지 않은 채 대피했다. 종합사령실 기계설비 사령 주 컴퓨터에 중앙로역 화재 경보 문구가 뜨고 경보음이 울렸으나 종합사령실에서는 이를 무시했다. 평소에도 오류가 잦았기 때문이다. 1079 열차 승객들은 대부분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49명이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문제는 그다음 중앙로역 도착 예정이던 1080호 열차였다. 사령실이 화재를 인지했을 때 1080호 열차는 중앙로역에 들어오기 직전이었다. 1080호 열차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종합사령실에서는 중앙로역으로 진입하는 1080호 열차 기관사에게 "전 열차에 알린다. 중앙로역 진입 시 조심히 운전해 들어가시기를 바란다. 지금 화재 발생했다"고 지시했다. 진입 금지나 무정차 통과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방화 셔터가 작동해 지하상가와 대합실 사이 대피로가 완전히 차단됐고 이에 연기가 가득했던 중앙로역에 갇힌 1080 열차에 탄 승객들은 결국 사망했다. 화재가 일어난 지 약 3시간 후인 이날 오후 1시38분쯤 화재가 진압됐다. 이 참사로 사망 192명(신원 확인된 사망자 185명, 인정 사망 1명, 신원 미상 사망자 6명), 부상 151명이 발생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지하철 승객들은 휴대전화와 문자메시지, 음성사서함을 통해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문을 열 줄 몰랐던 승객들은 꼼짝없이 객차 안에서 마지막을 맞았다. 그들이 남긴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통화, 문자는 여전히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엄마 나간 거죠? 난 괜찮으니까… 미안해하지 마요. 사랑해"-함께 있던 아들 손준호가 탈출에 성공해 생존한 모친에게
"공부 열심히 하고 착하게 커야 해. 아빠가 미안해"-아버지가 자녀에게

최악의 참사 저지른 방화범, 어떤 처벌 받았나

방화범 김씨는 불을 지른 이유에 대해 "이게 다 세상 탓이다. 내가 이렇게 된 게 너무 억울하니까 다 같이 죽자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화재 원인으로 꼽힌 종합사령실 대응, 지하철 내부의 가연재질은 참사 이후 대응책이 마련됐다. 모든 지하철이 불연재, 극난 연재로 교체됐다. 화재 대비 매뉴얼도 마련됐고 비상정지를 시킬 수 있는 버튼도 구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