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남편·아이 폭행, 알코올 중독 아내… "위로금 1억 줬잖아"

음주와 폭행을 일삼는 아내에게 1억원의 위로금을 받은 남편이 이혼 시 추가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지 조언을 구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술에 취해 욕설하거나 아이를 때리는 알코올 중독 아내에게 1억원의 위로금을 받은 남편이 이혼 시 추가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지 조언을 구했다.

지난 2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와인 동호회를 통해 만난 아내와 결혼한 지 20년 정도 됐다는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 아내는 연애 시절만 해도 술을 과하게 마시지 않았다. 다양한 와인의 맛과 향을 탐험하는 것 자체를 즐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는 술에 취하는 즐거움에 빠졌고,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지게 됐다.


결혼 후 아내의 음주 습관은 더욱 심각해졌다. 술에 취하면 욕설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건 일상이었고, 심지어 아이들을 때리기도 했다. 결국 참다못한 A씨는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그러자 아내는 "절대 안 된다. 원하는 걸 다 들어주겠다"며 애원했다. 이에 A씨는 과거 음주 폭행에 대한 위로금 5000만원을 받고 한 번 더 음주 폭행이 발생하면 추가로 5000만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내의 음주 폭행은 갈수록 심해졌다. 집에서 소란을 일으켜 경찰에 체포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아내는 합의서에 따라 총 1억원을 줬다.

A씨는 "1억원을 받았지만 제가 겪은 고통과 마음의 상처는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이혼 소송을 결심했다"면서 "아내는 절대 이혼만은 안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1억원을 줬기 때문에 더 이상의 위자료는 줄 수 없다고 한다. 아내와 이혼하고 위자료를 더 받을 수는 없는 거냐"며 조언을 구했다.

유혜진 변호사는 "배우자의 음주 폭행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며 "민법은 재판상 이혼 사유 중 하나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정하고 있다. 사연자 아내는 알코올 중독에 가까운 과음과 폭행이 반복적으로 문제 되고 있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충분히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아내가 이혼을 거부하더라도 이혼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위자료와 관련해선 "사연자가 받은 1억원은 넓은 의미의 위자료에 포함된다. 혼인 파탄 사유가 과거 음주 폭행과 추가 음주 폭행의 범위를 벗어났느냐에 따라 판단될 것 같다. 사실관계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만약 1억원을 지급받은 후 추가 음주 폭행이 없는 상태에서 이혼 소송을 하고 위자료를 더 청구하려고 하는 거라면 인정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어 "반면 사연자가 1억원을 받은 후에도 계속해서 음주 폭행으로 고통받았고 이러한 사실을 증거 등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추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