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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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10년 만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고려아연이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막대한 차입금으로 유수의 기업을 사들인 뒤 알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고 이후 경쟁력이 악화하면 아무런 자구 노력 없이 기업회생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꼽히는 MBK는 2015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MBK가 인수전에서 시장의 평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계약을 따내면서 고가 인수 논란이 있었다. 인수 금액 중 상당수를 외부에서 조달했다는 점에서 향후 MBK가 홈플러스를 분할 매각하거나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려 들 거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에 대해 김광일 MBK 부회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부인했다.

김 부회장의 약속에도 홈플러스는 인수 차입금 이자 등의 부담이 커지자 알짜 자산을 하나둘씩 팔기 시작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영업이 종료됐거나 종료를 앞둔 점포는 25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완전히 폐점한 점포는 14개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의 기업 경쟁력은 악화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줄줄이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위기에 몰렸다.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 2023년 A3로 조정된 뒤 1년 반만의 추가 하락이다. 실적부진 장기화와 지나친 재무부담이 하향조정 배경으로 작용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한기평과 한신평은 일제히 디폴트 단계인 D로 추가 강등했다.


MBK는 홈플러스 재무 상황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자구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MBK가 기업의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한 뒤에 매각 처분하는 '엑시트'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속에 MBK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몰두하고 있다.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