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이웃을 성폭행한 70대 마을 이장이 과거 성추행한 여성들이 더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 /사진=머니투데이
90대 이웃을 성폭행한 70대 마을 이장이 과거 성추행한 여성들이 더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 /사진=머니투데이

치매를 앓는 90대 이웃을 성폭행한 70대 마을 이장이 과거에도 주민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경북 구미 한 농촌 마을에서 발생한 이장 성추행 사건을 조명했다. 앞서 지난 2월 피해자의 딸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위해 설치한 홈캠을 보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마을 이장이 90대 노모에게 몹쓸 짓을 하는 성범죄 현장을 포착한 것이다.


이 마을에서 약 30년 동안 재임한 이장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주민들은 평소 이장이 '점잖은 사람'으로 불렸기에 "그럴 리 없다"고 감싸면서도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한 주민은 "이장 아내가 되게 점잖다. 아내도 있는데 그런 짓을 한 거다. 더 젊은 아내도 있는데"라며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범행 당시 경찰은 이장이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까 봐 급하게 찾아 나섰다. 이장은 범행 직후 범행 장소로부터 약 170m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두고 있었다. 이장은 결국 범행 사실을 인정했지만, 술을 마셔서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말했고, 당시 이장과 함께 있었던 지인은 "술에 안 취했다. 4명이 횟집에서 회 하나에 소주, 맥주 한 병씩 마셨다. 이장은 한두 잔 마시고 나머지는 내가 다 마셨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장은 진짜 만취 상태였을까.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장이 피해자의 집에 도착해 걸어 올라가는 걸음걸이에 대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걸 전혀 볼 수 없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슬렁거리면서 올라오는 그 모습 자체가 아예 대놓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장이 피해자의 손을 잡으려고 하니까 피해자가 손을 확 친다. 두 사람 사이에 그 이전에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범행이 처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사건 발생 후 마을에서는 과거 이장에게 성추행당한 여성들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한 마을 주민은 "전부 성관계다. '내가 제일 먼저 당했다'는 소문이 있다. (피해자가) 몇 사람 있다. 확실히 이야기하는 것만 해도 세 사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피해자) 나이가 84세인가 그런데 (이장이) '젖 봐라' 하면서 만졌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가슴 만지고 그랬다. 내가 (이장) 손가락까지 막 물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임신까지 해서 유산시켰다고 하더라" "쉽게 말하면 강간당해서 임신해서 배가 부르니까 알게 됐다" "유산시킨 건 확실하다" 등 소문이 전해졌다. 이에 구미경찰서 담당 수사과는 "떠도는 소문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1차 조사했고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딸과 아들은 이장의 아들을 직접 만나 입장을 들었다. 피해자 딸이 "엄마는 그 충격으로 소변 조절이 안 돼 지금 기저귀를 차고 있고 많이 힘들어한다"고 토로하자 이장 아들은 "너무 가슴 아프고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우리 아버지도 아주 편찮으시다. 혈압하고 당뇨가 너무 심하다. 원래 술을 못 드시는데 폭탄주를 최소 석 잔 이상 마셨다더라. 한마디로 술에 취해서 돌았다"고 감쌌다.

피해자 딸은 "마을 어르신들이 '누구 집도 그랬다'면서 3건을 얘기하셨다. 초범이 아니고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면 왜 이걸 은폐했는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장 아들은 "만약 그런 것 같으면 구속이 열 번 아니라 백 번도 다 됐겠지.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라며 부인했다. '이장이 다시 마을로 돌아가면 놔둘 거냐'는 물음에 이장 아들은 "돌아가시겠나? 그 문제는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아버지가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