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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진화하던 산불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 등 4명이 순직한 가운데 현직 소방대원이 "보호장비가 너무 열악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일반직 공무원이 화재 진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 제대로 된 장비도 지원하지 않고 화재 진압에 투입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24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현직 소방으로 산불진화대원 관련 화나는 점'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현직 소방대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우선 "산불 진화대원 보호장비가 너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산림청은 진화대원과 공무원들에게 안전모, 산불 방염 진화복 및 마스크, 안전화 등 보호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A씨는 산불 진화대원들이 보급된 보호장비를 전부 필수로 장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인명피해가 없으면 방어 전술로 적극적인 진압 말고 더욱 확산하지 않게만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근데 강풍 및 산불이면 사실 퍼지는 건 못 막는다"며 "안전거리 확보하면서 물만 뿌리다가 본인이 위험할 것 같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사태는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8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섰다가 산불 현장에서 고립돼 발생했다.
그러면서 "위에 결정권자들이 앞으로 '적극적인 화재 진압하겠습니다'가 아닌 '본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바랍니다'라고 메시지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구할 사람이 없으면 화재진압대들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퍼지더라도 어쩔 수 없는 거고 멀리서 물 뿌리는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일반직 공무원들 화재진압에 대해 잘 모르는데 무조건 위에서 투입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방화복도 없이 맨몸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위험하다"고 부연했다.
해당 게시글 댓글에는 A씨의 주장에 공감하는 반응이 많았다. 댓글에는 "전직 지방직 공무원으로서 완전히 공감한다. 제가 근무하던 지역도 몇년 전 대형 산불이 나서 저도 현장 투입됐는데 일반직 공무원은 보호장비 전혀 없이 잔불 끄는 긁개 하나 들고 투입된다"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