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현지 시장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이 백악관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기업 총수가 만난 것도 첫 번째다.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2028년까지 4년 동안 210억달러(약 31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자동차 분야에 86억달러(약 12조6000억원), 철강에 61억달러(약 9조원), 미래산업 및 에너지에 63억달러(약 9조 2000억원)다.

투자 계획 발표 장소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 바로 옆 회의실인 루스벨트룸이다. 이날 발표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미 연방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주이지애나 주지사,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이 자리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완성차 담당 부회장,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성김 현대차 고문,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루스벨스룸에 입장하며 정 회장과 악수를 나눴고 연단에 올라 "현대차가 미국 제조업에 58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히게 돼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루이지애나의 새 제철소는 현대차가 앞으로 수년 동안 미국에서 하게 될 210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일부"라고 설명하며 정 회장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연단에 올라 "이번 투자는 우리의 사상 최대 규모 대미투자"라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핵심은 철강 및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미국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60억달러의 투자"라고 짚었다. 이어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의 새로운 공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게 돼 기쁘다. 이는 1400개의 미국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내 자동차 공급망의 자립성과 안보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저희가 조지아주 서배너에 (HMGMA 건설) 투자를 결정한 것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프로젝트의 완성을 자랑스럽게 기념하는 이 순간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 시작과 맞물려 더욱 특별해졌다"고 강조했다.
정 회자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연설 도중 트럼프를 바라보며 "현대차그룹은 여러분의 리더십과 함께 미국 산업의 미래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최첨단 제조시설 중 하나(조지아공장)를 직접 방문해 미국과 근로자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

정 회장의 요청에 트럼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화답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 "현대차는 훌륭한 회사"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