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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4일부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하며 전세를 낀 갭투자(매매가와 전세금 차액만 내고 매수) 수요가 마포·성동·강동구 등으로 쏠리고 있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토허제가 재지정된 이달 말 전후로 마포·성동구의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갭투자 물건을 문의한 전화가 잇따랐다. 금호동 A공인중개사는 "매매 문의가 많아졌고 강남 부동산이 물건을 확인하는 전화가 많았다"며 "토허제 재지정으로 강남 갭투자를 하려던 매수 대기자가 인근을 소개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규제를 피해 투자 수요가 움직이는 풍선효과는 일반적은 현상이라는 진단도 있다. 옥수동 B공인중개사는 "강남·용산이 규제되며 자금력이 있는 매수 대기자들이 대체 투자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매도자가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는 지난 2일 23억원(13층)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 호가는 25억원이다.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 전용 84㎡는 지난 6일과 18일 각각 20억원(2층) 19억원(1층)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23억원 수준이다.
마포구 아현동 일대도 호가가 올랐다. 지난 3일과 8일, 10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각각 21억원(22층) 21억원(20층) 19억원(15층)에 거래됐다. 현재 동일 면적 호가는 24억원대에 형성됐다.
마포·성동·강동 한 달 새 거래 두 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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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방문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단지 인근 한 부동산에서는 매수 문의와 매도 전화가 연이어서 걸려왔다. 아현동 C공인중개사는 "국민평형 전용 84㎡ 문의가 가장 많이 있고 21억원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호가가 1억~2억원 정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강남권 토허제를 해제했다가 한 달여 만에 다시 규제를 적용한 가운데 올 초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급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3384건에서 2월 5928건으로 1.7배 증가했다. 마포(162건→334건) 성동(181건→372건) 강동(189건→397건) 등은 거래가 한 달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II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일부 갭투자 수요가 마포구, 강동구, 성동구 등 한강변 아파트 매수세로 이어지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강남3구와 용산구만 해당하는 투기과열지구의 지정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의 투자가 막히면 수요자들이 마포나 성동, 강동, 동작 등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집값이 지속해서 불안해지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 24일 강남3구와 용산구 내 아파트 약 2200개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시행 기간은 9월30일까지 6개월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 거래 우려가 심각한 지역의 부동산을 매수시 지자체장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로 2년 이상 직접 거주할 계획인 실수요자에게만 거래가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