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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지난해부터 한미약품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탓이다.
박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지난해 많은 성과를 창출했지만 주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결국 경영의 성과는 주가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창조와 도전, 혁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각인하고 완전히 달라진 한미약품의 방향을 주주에게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확대에 성공했으나 주가 하락은 면치 못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1조4955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0.3% 상승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 하락한 216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 25일 종가 24만4000원을 기록했다. 52주 최고가(37만5000원)보다 34.9% 내렸다. 52주 최저가(23만3000원)와 비교했을 땐 4.7% 정도만 높은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주가 부양을 위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2023년 6%였던 주주환원율을 올해부터 2027년까지 25% 이상을 유지할 예정이다. 주당 배당금은 2027년 1500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2023년(500원) 대비 200% 늘어난 규모다. 이 밖에 추가배당 여력이 있을 땐 중간배당을 적극 실시하고 최소 배당 성향을 10% 이상으로 설정한다.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사주 취득·소각에도 나선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DB금융투자와 BNK투자증권은 이달 리포트를 통해 한미약품의 목표가를 각각 36만5000원, 35만원으로 설정했다. 경영권 분쟁 이슈가 해결된 동시에 사업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하반기부터 부진해진 북경한미 실적과 최대주주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며 "올해는 낮아진 실적 기저, 한미약품 별도와 북경한미의 고른 성장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달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거버넌스 이슈 해소 이후 본업에 대한 가치가 부각되며 주가 상승세를 전망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온 힘을 쏟도록 하겠다. 내년 이 자리에서는 주주들께 더욱 환한 얼굴로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부연했다.
이날 한미약품 주총 안건으로 올라온 ▲제15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사내이사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김재교,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이영구)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