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을 겪은 한미그룹이 전열 정비를 마무리했다.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통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계열사 한미약품의 이사회 구성을 재편한 것. 한미그룹은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필두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각각 정기 주총을 진행했다.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되며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임주현(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이 선임됐다. 한미사이언스 사외이사로는 ▲최현만(전 미래에셋증권 대표) ▲김영훈(전 서울고법 판사) ▲신용삼(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미약품에서는 최인영 R&D(연구·개발) 센터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진입했다. 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와 사외이사로는 김재교 부회장과 이영구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가 각각 선임됐다.

각 사의 정기 주총은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조화를 이룬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앞서 한미그룹 대주주 3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은 글로벌 제약사 머크를 롤모델 삼아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선두에서 한미를 이끌어 가는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머크는 가문 일원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하고 파트너위원회가 최고경영진을 선임한다.

김재교, 미래 먹거리 확보 집중… 최인영은 박재현 '보좌'

사진은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사진=뉴스1
사진은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사진=뉴스1

전문경영인 체제 중심에는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김 부회장이 있다. 김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함께 맡아 투자와 미래 사업 계획 등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그는 제약과 투자 분야 모두 능통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국내 매출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에서 경영 및 전략기획, 글로벌 전략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메리츠증권에서는 제약·바이오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IND 본부를 이끌었다. 김 부회장은 제약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미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진입한 최 센터장도 주목할 만하다. 한미약품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의 측근인 최 센터장은 사내이사로서 박 대표 리더십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최 센터장은 1998년 한미약품 연구센터에 입사해 27년 동안 회사를 위해 헌신한 '한미맨'이자 신약개발 전문가다. 2016년 한미약품 바이오신약 2팀 이사를 역임한 후 바이오신약 상무이사, R&D센터장 등을 역임하며 역량을 쌓았다.

최 센터장은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이 지속하던 지난해 말 언론 메시지를 통해 "고객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박 대표의 리더십이 한미약품을 이끌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토대로 올해 도약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이날 주총 입장문을 통해 "한미그룹은 어려웠던 지난 시간을 모두 털어내고 오직 주주가치 제고만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한국의 기업경영 환경에서 볼 수 없었던 선진적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전문경영인을 지원 및 관리·감독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