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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펀드 시장 확대에 힘입어 자산운용업계 실적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공모펀드 수탁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증권투자손실과 운용비용 증가 등으로 적자 운용사 비중은 오히려 확대된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자산운용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90개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80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6억원(13.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5조5513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9.0% 증가한 4조4090억원을 기록한 영향이다.
영업비용은 증권투자손실이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10.0% 늘어난 3조8837억원을 기록했다. 고유재산 운용에 따른 증권투자손익은 2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44.2% 급감했다.
업계 수익성도 다소 양극화됐다. 전체 운용사 490개 중 281개사가 흑자를 냈고, 나머지 209개사(42.7%)는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38.2%)보다 적자 운용사 비중이 4.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특히 사모운용사의 경우 411개 중 196개사(47.2%)가 적자였다.
지난해 자산운용업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6% 전년 대비 0.5%포인트 개선됐다.
운용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펀드 수탁고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펀드 수탁고는 1042조2000억원으로, 이 중 공모펀드가 412조4000억원, 사모펀드는 629조8000억원을 차지했다.
공모펀드는 채권형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채권형 수탁고는 전년 대비 47.4% 늘었고, 주식형과 파생형도 각각 25.2%, 27.5% 증가했다. ETF 시장은 전년 121조1,000억 원에서 173조6000억원으로 43.3% 급증했다. 금감원은 "공모펀드 성장세는 ETF 쏠림 현상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모펀드도 부동산, 혼합자산, 채권형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34조2000억 원 증가했다. 투자일임계약고는 614조2000억 원으로 56조4000억 원 늘었다.
금감원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ETF를 포함한 펀드 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운용사들의 건전성 확보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