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오전 서울시내 환전소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엔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오전 서울시내 환전소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지면서 엔화예금에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엔화가 쌀 때 사들여 비쌀 때 파는, 환 차익을 노린 환테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4월 말 총 5778억엔(5조2670억원)에서 지난 11일 8039억엔(7조3300억원)으로 39% 불었다. 하루 평균 84억엔(약 770억원)씩 엔화예금이 들어온 셈이다.


엔화 예금 잔액이 급증한 것은 900원대로 엔화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16일 오전 9시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906.85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100엔당 1003.61원에 거래됐던 상황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일본 여행객도 늘어나면서 쌀 때 엔화를 사두고 여행에서 쓰자는 '실물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은 금리가 0%대지만 환차익에 세금이 따로 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과 한국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긴축정책에 돌입했지만 일본은 '제로금리'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엔화의 가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일본 중앙은행(BOJ)이 이르면 하반기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엔화 가치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외환은 변동성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가 임박하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일본 국채 수익률과의 간극이 좁혀지는 등 달러화가 약세로 방향을 틀면 상대적으로 엔화는 강세가 유지할 것"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에 일정 부분 엔화를 보유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