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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VC)투자 심사역으로 있었을 당시 우연한 기회로 미국의 증권 관리 플랫폼 '카르타'라는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에도 도입이 가능할까?라는 물음부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쿼타북을 탄생시켰습니다. 이젠 한국에서도 스타트업, 투자사들이 '쿼타북'을 이용해 증권 데이터와 소통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장 기업의 증권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전자 데이터로 일괄 관리된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전까지 전자시스템 없이 증권을 관리하는 국내 스타트업을 포함한 비상장 기업은 데이터 관리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동현 쿼타랩 대표는 이처럼 VC 심사역 시절 직접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체감한 증권 관리의 비효율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쿼타북을 출시하게 됐다.
머니S가 최 대표를 만나 디지털시대 증권 관리 솔루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최초 증권관리 플랫폼 '쿼타북'… 투자유치·스톡옵션 등 한 번에
최 대표는 금융과 이커머스에서 개발자로 경력을 쌓은 이후 VC에서 투자 심사역으로 근무하던 도중 지난 2019년 8월 쿼타랩을 창업했다. 그는 혁신을 좇는 업계지만 그들의 근무형태는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며 쿼타북을 출시를 결심했다.최 대표는 "비상장 기업들은 수많은 증권관리에서 대부분 주주명부, 등기부등본, 각종 주주동의 등 증권 관리를 엑셀 파일에 저장하고 변동 사항은 매번 수정, 저장해 엑셀 파일로 공유한다"며 "이 같은 방식은 회사가 성장할수록 증권 정보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쿼타북은 증권 유통과 발행영역에서 최대한 디지털화 시켜 업무 효율화를 높이는 데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쿼타랩이 내놓은 증권관리 플랫폼 쿼타북은 비상장기업들에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Software as a Servic) 기반의 증권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트업 주식발행 이력과 주주명부 관리, 스톡옵션 관리 등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회사가 발행한 주식의 내역을 시계열로 기록하고 주주 간 손 바뀜이 있는 경우 구주거래를 반영해 주주명부를 업데이트하는 이른바 '주주관리 자동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쿼타북의 수요는 최 대표의 생각보다 훨씬 많았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증권관리를 디지털화 하길 원하던 비상장기업들이 예상보다 많았던 것이다.
쿼타북은 토스, 오늘의집, 당근마켓, 직방 등 유니콘 스타트업을 포함해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캐피탈, 서울대기술지주 등의 투자사 등 전 세계 11개국의 4400여 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스톡옵션 계약·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투자관리 자산만 40조원 규모다. 국내를 포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스타트업과 투자사에도 증권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입 초기 애로사항 많아… 투자사 40% 쿼타북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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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타북은 주주총회 기능, 투자자 동의군, 협의권 기능, 회사 영업보고 공유 기능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이용은 회사와 펀드의 규모, 각자 필요한 서비스 레벨에 따라 다르게 책정돼 있다.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통해 쿼타북은 증권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에게 주주총회 기능을 오픈해 준비부터 종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90% 정도 절약하는 성과를 얻었다.
쿼타북을 처음 도입하던 시기만해도 국내에 없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기업들에게 시스템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최 대표는 "쿼타북 방식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개념이 국내에선 처음 선보이는 서비스였던터라 이해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지금은 투자를 받는 비상장기업 40%가 사용하면서 증권 관리 소프트웨어라는 인식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쿼타북 출시 이후 비슷한 프로그램도 잇따라 등장했다.
비상장기업에게 증권 관리란 어떤 의미일까. 최 대표는 투자받는 비상장기업이 증권관리에 소홀할 경우 향후 투자유치나 IPO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주주명부, 주식매수선택권 등 증권 데이터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여실히 담고 있는 자료다. 증권 데이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심사기관인 한국거래소는 상장 예비 심사의 기업 실사 과정에서 기업의 주주명부가 면밀히 검토된다고 강조하는데, 기업이 상장 후에도 문제없이 운영되는지 등을 증권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기 때문에 소홀한 증권 관리는 기업의 경영과 성장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사의 경우에도 투자해서 집행한 주식에 대한 보유분을 정확히 기록으로 남겨야 하지만, 미흡한 데이터 관리로 투자 계약서가 사라지는 등 불상사가 발생한 사례를 들려주기도 했다.
"스타트업·투자사 모두의 편리함을 위해"
최근 쿼타북은 CRM도 출시했다. 쿼타북 CRM은 첫 미팅부터 투자 계약까지 스타트업 투자의 전 단계를 아우르는 업무 효율화 서비스다. VC 심사역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쿼타북 CRM을 통하면 IR(기업설명회)부터 투자심의위원회, 전자투표, 전자결재까지 스타트업 투자 프로세스 전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다. 또 계약 완료 이후 포트폴리오 정보가 쿼타북 펀드 관리 페이지로 자동 이관돼 투자 사후 관리까지 연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스타트업 역시 쿼타북 CRM을 통해 투자 단계 및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쿼타북의 궁극적 목표는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기업이 오로지 성장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자동화할 수 있는 영역을 모두 커버하고 회사 운영자는 정말 필요한 경영, 사업·기술 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쿼타랩은 시장 이해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쿼타북에 충분히 반영하면서 함께 비상장 전산 인프라를 확대하려고 한다"며 "쿼타북이 증권관리 플랫폼의 표준을 선두에 서서 더 많은 고객과 해외에도 영향력을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최 대표는 "쿼타북을 사용하며 점차 성장한 기업이 증시 입성까지 성공한다면 쿼타북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미소를 띄었다.
☞프로필
▲ 1988년 11월 출생 ▲ 카네기멜론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 학사 및 석사 졸업 ▲ 2011년 - 2014년 Danal, Vinyl I 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2016년 Groupon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2017년 카카오벤처스 투자심사역 ▲ 2019년 쿼타랩 대표이사 ▲ 2022년 포브스 코리아 선정 '2030 파워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