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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실적 움찔 대한항공, 합병 무산 위기 떨쳐낼까
②하반기도 가시밭길… 곳간 텅 빈 아시아나항공
③비수기 '최대실적' LCC… 출혈경쟁 부담감↑
①실적 움찔 대한항공, 합병 무산 위기 떨쳐낼까
②하반기도 가시밭길… 곳간 텅 빈 아시아나항공
③비수기 '최대실적' LCC… 출혈경쟁 부담감↑
대한항공의 표정이 어둡다. 최근 발표된 지난 2분기(4~6월) 실적에서 매출은 전년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문제는 3년째 결론을 못 내면서 KDB산업은행발 '제3자 매각론'까지 터졌다. 기체결함 등에 따른 잦은 항공기 지연·회항 등은 고객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뚝… 고정비 증가 여파
몇 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막혔던 하늘길이 올 들어 열렸지만 대한항공의 실적은 주춤했다.지난 2분기 매출은 3조5354억원을 기록해 전년(3조3324억원) 대비 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680억원을 기록해 전년(7359억원) 보다 36% 뒷걸음질 쳤다. 순이익은 3715억원을 달성해 4504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18%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은 여객과 화물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2분기는 항공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해외여행에 목말랐던 수요가 폭발하며 대한항공 역시 수혜를 봤다. 이 기간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은 2조2210억원을 달성해 전년(8742억원) 대비 154% 뛰었다.
반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회사 실적의 효자 노릇을 한 화물 매출은 9638억원을 기록해 전년(2조1712억원) 보다 56%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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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2분기 실적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내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매출 상승은 빠른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결과"라면서 "영업이익은 공급이 늘면서 공항비용, 운항비용 등 고정비용 지출도 증가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여객 매출 증가의 경우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에 따른 여객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공급을 직전 분기 보다 20% 늘린 결과 전년대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기간 효자였던 화물 부문의 실적 하락은 여객 정상화 영향을 받았다. 해외여행객 증가에 따라 여객 정상화에 속도가 붙어서다.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여객기 하부 화물칸(Belly Cargo) 공급이 증가했고 화물기로 개조했던 여객기도 대부분 원상복구 돼 승객 수송에 투입됐다. 항공 화물 수요 감소에 따른 운임 하락 영향 역시 화물 매출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남은 기간 여객과 화물 실적의 불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여객 부문은 여름휴가(7~8월) 성수기와 추석 연휴로 수요가 늘며 3분기(7~9월)에도 안정적인 실적 달성이 예측되지만 화물 부문의 상황은 다르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약세, 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 증가 등으로 경쟁이 심화된데다 운임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지부진 기업결합, 조원태 리더십 필요
대한항공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최근 1년 동안 각종 이유로 수차례 지연·회항이 반복돼서다. 코로나19 기간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실적 상승을 지휘한 조원태 회장의 위기 극복 리더십이 이번에도 발휘될지 주목된다.3년째 결론이 안 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여부도 대한항공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성사될 것으로 자신하지만 막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독과점' 우려를 들어 승인에 제동을 걸면서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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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집행위원회(EC)는 지난 6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관련 조사를 일시 중단하고 오는 8월3일 예정된 합병 승인 여부 발표도 연기했다.
대한항공은 심사 연장 기간 내 EC와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미국도 발목을 잡았다.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제한하기 위한 소송을 검토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한 법률 자문에만 지난 3년 동안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전사적인 사활에도 최근 KDB산업은행이 제3자 매각 '플랜B'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까지 터지며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산업은행은 보도내용을 부인했지만 SK그룹과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일각의 우려에도 조원태 회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 총회 참석을 계기로 블룸버그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100%를 걸었고 무엇을 포기하든 합병을 끝까지 추진해 성사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 기간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용하며 뛰어난 위기경영 리더십을 보였고 뚜렷한 실적 상승까지 이뤄냈다"며 "무산 위기론까지 불거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문제 역시 조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