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안에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은행채 금리 상승과 은행권 수신 유치 경쟁으로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다시 연 7% 선을 넘어서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의 빚 고통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적절하다면 금리를 더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까지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점도표 상에서 내년 금리 전망을 4.6%에서 5.1%로 올려 잡았다. 내후년 금리 전망은 3.5%에서 3.9%로 상향했다.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인 셈이다. 이는 상당 기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연준이 오는 11월이나 12월 금리 인상에 나서면 한미 금리 역전차는 역대 최대인 2.2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시 7%대로 올라온 은행 주담대 금리… 영끌족 괜찮나

이미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생금융 일환으로 한동안 안정세를 찾아가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수신 유치 경쟁과 은행채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4.17~7.077%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4.459%를 기록했다. 5월12일 기준 해당 금리는 3.843%에 그쳤지만 불과 약 4개월만에 0.616%포인트 올랐다. 올 1월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을 이어가고 있지만 은행채 금리 상승에 대출 금리도 들썩이는 것이다.

신용대출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20일 3.947%까지 올랐다. 이는 1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5월까지만 해도 주요 시중은행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던 3%대 주담대 금리는 더이상 찾을 수 없게 됐다.

은행채 금리 상승에 더해 은행권 예금 금리도 다시 4%대로 올라오면서 지난 7, 8월 2개월 연속 하락했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다시 오를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가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은행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예금금리도 높아지면서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