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록계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그룹 '딥 퍼플' 출신 키보디스트 존 로드(Jon Lord·68)가 10년 만에 내한한다.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4월11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10년 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 때 비가 참 많이 내렸어요. 그 엄청난 비를 맞으면서도 무대 앞을 지키는 관객들을 보면서 폭우에도 연주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연주하는 우리도 광분했었죠."



이메일 인터뷰에서 존 로드는 내한공연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친절하고, 우호적이며 열정이 있는 한국 팬들을 기억한다"며 "한국에 다시 돌아오게 돼 얼마나 행복한지, 그리고 한국 팬들 앞에서 연주할 수 있기를 얼마나 고대하고 있는지를 진심으로 전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이번에는 솔로로 무대에 서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2002년 콘서트를 끝으로 딥 퍼플을 떠난 후 작곡 활동에 전념해왔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스티브 발사모, 카시아 라스카 등 실력파 보컬리스트를 비롯해 최선용이 지휘하는 서울아트오케스트라와 무대를 꾸민다. 로열 앨버트 홀 콘서트(1969년), 더럼 콘체르토(2007년) 등 클래식과 록을 융합해 눈길을 끌었던 그의 유명 공연을 잇는 무게 있는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과 같은 레퍼토리로 세계투어를 하고 싶다"고 했다.



공연 1부에서는 1969년 작으로 클래식―록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콘체르토 포 그룹 앤드 오케스트라’(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에 수록된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2부에서는 딥 퍼플의 히트곡 ‘에이프릴’(April), ‘차일드 인 타임’(Child In Time) 등을 선보인다.



데뷔 40주년이란 시간에는 뜻밖에도 담담했다. "40년간 음악생활을 했지만 그간 음악이 변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보다는 세월에 따라서 변해가는 것은 사람이겠죠."



존 로드는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면서 언제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실"이라면서 "음악의 중심에 살아있는 심장과 같은 것, 그리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음악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펼치겠다"고 했다. (02) 783-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