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 추미애 등 말로만 듣던 유명인사를 직접 인터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블로그에 올린 내 글이 인터넷에 기사로 뜬다면?
블로거들의 희망사항이 현실이 됐다. 웹 마케팅 전문업체인 브라운스톤인터랙티브에서 운영하는 신개념의 바이럴 마케팅 서비스 ‘바이럴 블로그(www.viralblog.co.kr)에서라면 말이다.
기업, 블로거, 소비자 모두에게 힘이 되는 공간을 만들고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브라운스톤인터랙티브의 김세호 대표(38)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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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블로거-소비자 ‘윈윈’ 마케팅, 바이럴 블로그
“해외에 ‘안티베컴’이라는 블로그가 있어요. 하루 방문자수만 400만명에 달하는 유명한 블로그죠. 베컴은 워낙 대스타다 보니 사실 언론사에서도 인터뷰 섭외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거든요. 그런데 안티베컴의 힘이 세지니까 베컴이 직접 안티베컴 운영자에게 인터뷰를 신청한 거에요. 웬만한 언론사들도 못하는 ‘베컴 단독 인터뷰’를 개인 블로거가 섭외도 거치지 않고 따낸 거죠. 이게 바로 지금 이 시대 블로그의 힘이고 그 근간이 바이럴 마케팅이죠.”
바이럴 마케팅? 아직은 생소한 게 사실이다. 웹 2.0의 특성을 십분 이용해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통해 제품을 마케팅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파워블로거 한명이 자신의 블로그에 어느 제품을 사용해 보고 리뷰를 올린다면, 이 리뷰의 내용을 읽은 독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정보 공유가 되면서 제품 홍보도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다.
바이럴 블로그는 이 같은 마케팅을 위해 기업과 블로거들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소비자들은 생생하고 진솔한 블로거들의 리뷰를 확인할 수 있고,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점이 많다. 컴퓨터 한대와 블로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자연적인 홍보가 가능한 만큼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제품에 대한 충분한 관심을 갖고 블로그에 들어온, 정확한 타깃 고객을 맞출 수 있는 마케팅 기법이라는 점에서도 기업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여기에 머니투데이와도 연계를 통해, 블로거들의 글이 언론사 사이트에도 노출이 되기 때문에 홍보 효과는 더욱 배가된다.
지난 3월에 론칭했으니 이제 사이트를 시작한 지 5개월째. 그러나 벌써부터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파워블로거들을 선별해 블로그 기자단 형태로 운영하는 이 사이트에 등록된 블로거만 해도 벌써 20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이중에서도 파워블로거들은 더욱 엄정한 선별 작업을 거친다. 파워블로거로 선정되면 콘텐츠에 따라 소정의 원고료도 지급된다. 금액은 최대 1만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파워블로거들에겐 용돈 벌이 정도의 수입이 되는 셈이다.
“블로그라는 게 이미 더 이상 우리 생활에 낯선 것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로그를 이용해 어떻게 자신의 브랜드를 키워가야 하는지 막연한 분들이 많으세요. 우리는 블로거들 스스로 브랜드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고, 그 영향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쓰일 수 있도록 중계자 역할을 해주는 거죠.”
◆블로거 세상 만드는 '판'을 짜는 일
조금은 막연하게 들리는 게 사실이다. 김 대표는 얼마 전 진행됐던 블로거와 스타 인터뷰를 예로 든다. 바이럴 블로그는 얼마 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의 연계를 통해 섹시 가수 손담비와 기자간담회를 주선했다. 물론 블로거 기자단은 클릭수와 콘텐츠 등을 일일이 검토한 뒤 선별됐다고. 스타를 눈앞에서 마주하고 얘기를 나누는 기회를 얻게 된 블로거들은 기자가 아닌 블로거들과의 색다른 만남에 손담비 측 역시 유독 즐거워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조만간 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블로거들의 기자간담회도 개최될 예정”이라며 “현재 기자단을 모집 중이라”고 귀띔한다. 블로거들이 인터뷰 후 작성한 콘텐츠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의 ‘바이럴 블로그’ 배너를 통해 들어가면 확인 가능하다.
“블로그는 블로거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활동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져요. 그렇게 보면 ‘블로거들이 열심히 가꾸어서 올려놓은 가치를 우리는 그저 이용해 먹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블로거들이 마음 놓고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거죠.”
김 대표는 최근의 사례를 예로 든다. “바이럴 블로그 론칭 전에 삼성 이센스 노트북의 웹 홍보를 맡았어요. 그때 마침 원더걸스의 미국 공연이 있었는데 원더걸스에게 삼성 노트북을 주고 사용하라고 쉽게 홍보를 할 수도 있었죠. 그런데 우리는 파워블로거 4명을 초대해서 그들에게 노트북을 사용하게 했어요. 자연스럽게 원더걸스를 만나러 가기 위한 출발, 과정, 그리고 만난 뒤 돌아오는 동안 그들이 사용하는 모든 것이 블로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개된 거죠."
◆웹 마케팅의 새로운 시장을 연다
김 대표는 “이처럼 한가지의 툴을 정해놓고 그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툴과 방법을 창의적으로 사용해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얼마든지 새로운 방법으로 얼마든지 다양한 통로로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한다.
사실 김 대표는 마케팅이 아닌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런 김 대표가 마케팅 분야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2년. 브라운스톤인터랙티브를 설립한 이후 각 업체들의 홈페이지 등 웹 구축을 기반으로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와 올해 초 바이럴 마케팅으로 분야를 넓히며 한뼘 더 성장을 위한 재도약을 이룬 셈이다.
디자이너와 마케터.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닮은 듯 다른 이 두 분야를 어떻게 넘나들게 되었을까 호기심이 인다.
“디자이너로 일할 때부터 그 둘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았어요. 디자인도 마케팅을 위한 툴의 하나잖아요. 디자인이 ‘감성을 이성으로 표현하는 일’이라면 마케팅은 ‘이성을 감성으로 표현해 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데 사명감이랄까 자부심이 커요. 분명히 가능성이 많고 또 현재 커 나가는 시장인데, 이 시장을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리해주는 역할이 필요하거든요. 우리가 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죠.”
그러나 김 대표의 꿈은 더욱 원대하다. 국내에서 먼저 튼튼하게 자리를 잡으면 해외 시장에도 진출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시대잖아요. 국내 기업이 국내에서만 활동을 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 제품을 일본, 미국, 중국에서 판매하고자 할 때 그 나라의 소비자와 우리 제품을 연결해 줄 다리가 필요하거든요. 특히 해외 진출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은 그 다리를 찾기가 더욱 쉽지 않고요. 그럴 때 좋은 툴이 블로그라고 생각해요. 해외의 블로거들에게 우리 제품이 입소문이 날 수 있도록 기반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