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1% 급등한 2031.10으로 장을 마감했다. 좋은 출발이었지만 이후 순식간에 쏟아진 차익 매물에 휘말린 코스피는 1월 월간 기준 1.76% 하락한 1961.94로 마감했다.
2월 초에도 좋지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첫거래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1월과는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월간 기준 3.29% 상승한 2026.49로 마감했다.
냉온탕을 반복한 1월과 2월, 국내시장의 주요 투자주체인 외국인과 연기금은 뭘 사고 뭘 팔았을까. 지난 1월과 2월 외국인과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서로 다른 취향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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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사랑 듬뿍 받은 하나금융지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선호한 주식은 하나금융지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지난 2개월간 하나금융에 총 3439억원을 쏟아부었다. 게다가 수익률도 좋았다. 이 기간 동안 하나금융의 주가는 16.43%(2월28일 종가 기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지난해 말 1997.05에서 2월28일 2013.15를 기록하며 0.81% 오른 것을 감안하면 시장대비 15%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외국인들이 두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NHN으로 총 2671억원을 투자했다. NHN 역시 주가가 15.86% 상승했다.
뒤를 이어 외국인들의 관심을 받은 종목은 SK하이닉스(1786억원), 롯데쇼핑(1755억원), 신한지주(1384억원), 현대백화점(1361억원), 현대건설(1121억원), 삼성전자 우선주(945억원), KB금융(928억원), 호텔신라(890억원) 등이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간택(?)'이 반드시 성공했던 것만은 아니다. 수익률을 기준으로 외국인 매수 상위 30개 종목을 살펴본 결과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CJ였다. 매수금액 순위는 16위에 불과했으나 수익률은 26.16%로 외국인 매수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그 뒤를 이어 17위인 락앤락이 2개월간 총 19.44% 상승했고, 23위인 BS금융지주도 18.56%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외에 하나금융지주(16.43%), NHN(15.86%), 하이트진로(12.17%), 제일기획(11.37%), 삼성생명(10.29%) 등이 1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11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27번째로 많이 산 종목인 현대상선은 2개월간 24.58%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30개 종목 가운데 하락률이 가장 컸다.
두번째로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은 외국인들이 총 31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28위에 자리한 효성이다. 효성은 이 기간 동안 23.23% 급락했다. 이밖에 삼성SDI(-7.95%), 현대글로비스(-7.22%), 고려아연(-7.16%), 한화생명(-6.70%), 현대백화점(-5.03%), 롯데케미칼(-3.05%), 현대건설(-2.29%), 맥쿼리인프라(-1.61%) 등이 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외국인들의 코스닥시장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을 살펴보면 하락종목은 단 1종목(리노공업 -8.47%)뿐이다.
물론 지난 두달간 코스닥시장이 7.97%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음을 감안한다 해도 시장대비 하락한 종목은 7개(다음, 셀트리온, 인터파크, 플렉스컴, 진성티이씨, 메가스터디, 리노공업)뿐이었다.
외국인들이 총 46억7500만원어치를 사들인 30개 종목 가운데 25위를 기록한 아모텍이 45.49% 급등하며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CJ E&M(41.51%), 비아트론(41.20%)도 40%대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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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안전' 택하다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떨어진 종목들을 거둬들여 '연기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연기금이 지난 2개월간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한국전력(1684억원)이다.
이어 삼성생명(1625억원), LG디스플레이(1311억원), POSCO(1300억원), SK텔레콤(1269억원), KT(1136억원), 우리금융(1004억원) 등에 각 1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이외에 대우조선해양(894억원), 삼성전자(822억원), 대림산업(762억원), 현대모비스(751억원), 삼성증권(687억원), 현대차(629억원), 신한지주(624억원), 삼성테크윈(536억원), 삼성화재(487억원), 기아차(467억원), 엔씨소프트(424억원), 현대산업(417억원), SK(374억원) 등도 연기금이 선택한 종목들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선방했다. 5위를 기록한 SKT의 경우 2개월간 주가가 17.05% 상승했고 현대산업(13.32%), 우리금융(11.44%), 대림산업(11.15%), 대우조선해양(10.68%), 삼성생명(10.29%) 등 총 6개 종목이 1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연기금이 매수한 종목 가운데 엔씨소프트(-4.98%)를 포함해 주가가 되레 떨어진 종목도 6개(대우인터내셔널, SK, LG디스플레이, 기아차, 현대차)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SK이노베이션,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 POSCO, LG, KT, 삼성중공업 등 주가가 상승하긴 했으나 시장대비로는 마이너스인 종목도 있었다.
눈을 돌려 코스닥시장을 살펴보면 성과는 상당히 좋았다. 연기금이 46억3400만원어치를 사들인 휴맥스홀딩스는 2개월간 총 58.99% 급등했고, CJ E&M 41.51%, 아바텍 35.07%, 이녹스 33.51% 등 17개 종목이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