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전세계를 달구고 있다. 전세계 기축통화인 미국달러화 및 EU 유로화 등 전세계 주요통화와 환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환율변동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낱 '인터넷상의 가짜돈'이라고 치부돼 왔던 가상화폐가 현실세계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린든달러' 등 다양한 가상화폐가 인터넷과 현실세계를 달구고 있다. 지급보증기관도 없는 가상화폐가 현실세계에 뛰어들어 거래되고 사람들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이에 투자해도 되는 것일까. 가상화폐는 무엇이고, 문제는 없는 것인지 집중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온라인 속에서만 존재하는 섬을 소유해, 여기서 ‘진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거짓말 같은 일이지만 실제로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가상현실 상의 경제가 실제 경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이 화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온라인상의 가상현실세계가 갖고 있는 ‘가치’가 현실세계의 가치와 연계되는 것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그리고 외국에서만 벌어지는 얘기도 아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싸이월드의 ‘도토리’도 가치를 지닌 ‘화폐’의 역할을 했다. 자신의 미니룸을 꾸미거나 배경음악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유료 아이템을 구입할 때 사용하는 도토리는 사이트 내의 전자결제시스템을 이용해 현금 등으로 충전할 수 있다. 현금과 도토리의 교환 비율은 100대 1(100원이 도토리 1개)이다. 도토리는 선물, 기부, 후원을 하는 용도로도 사용됐다.
구입한 도토리는 현금으로 환불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러 가지 요령으로 도토리를 ‘환전’했다. 아직도 인터넷 등지를 뒤져보면 도토리 환전에 대한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이전보다 인기가 떨어져 거래량이 적어졌고 방법도 줄어들었지만 아직까지도 수요가 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사이버 머니, 왜 거래되나
예시로 든 도토리 외에도 거래되는 사이버머니는 많다.
적지 않은 게임들이 속칭 ‘현질’(현금을 주고 게임아이템을 구매한다는 뜻)이라는 단어 아래 각종 아이템과 게임머니가 거래된다. 전에 화제가 됐던 ‘16드라활’ 건만 봐도 이는 극명히 드러난다.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2'에서 사용되는 무기 '16드라활'이 3000만원에 거래된 것이 알려지며 게임상의 아이템과 재화가 또 다른 재산으로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현질의 역사는 길다. 지난 1998년께 이베이에서 ‘집’이 올라와 사람들을 경악시킨 적이 있었다.
식빵에 핀 곰팡이가 특정 종교의 메시아와 닮았다는 이유로 경매에 올리기도 하는 이베이에 집이 올라온 것이 뭐가 놀랍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집이 진짜 현실에 존재하는 집이 아니라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게임상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울티마 온라인에는 게이머들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정된 맵에 수많은 유저들이 모이다보니 집 지을 자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서 더 이상 집을 지을 수가 없었고, 이미 지어진 집은 수천만~수억골드에 거래됐었다.
그때 어떤 창의적인 유저가 역발상을 내놓았다. 울티마 온라인상의 집을 경매사이트 이베이에 내놓은 것. 그리고 그 집은 실제로 팔렸다. 이것이 공식적으로 기록된 온라인게임의 첫 현질인 것으로 전해진다. 비공식적으로는 머드게임 시절에도 이런 현질이 있었다고 하지만 공식적으로 기사화된 것은 이것이 최초였다.
이후 게임상의 재화에 대한 거래가 일기 시작했고, 특히 온라인게임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져 전문 중개회사가 생겨나고 이들이 법인으로 등록까지 했다. 이 중 한 업체는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기까지 했다.
게임상의 가상화폐는 사실상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고 게임사가 컨트롤하는 디지털상에 존재하는 프로그램 코드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난해 4월께 대법원은 게임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폐인 '게임머니'도 재산상 가치가 있는 재화에 해당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라는 판결을 내린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 게임머니의 지위는 단순한 프로그램상의 코드가 아니라 개인의 재산, 즉 ‘재화’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MMORPG뿐만 아니라 고스톱이나 포커 등의 온라인게임에서도 게임머니를 사고파는 행위는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을 능가하는 경제활동 이뤄지기도
그래봤자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단순히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사고파는 수준을 넘어선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다.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디아블로3’에 화폐경매장을 도입하려고 시도했던 사례가 있었다. 디아블로3에서 도입될 예정이었던 경매장은 이용자가 실제 화폐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판매로 얻은 수익을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블리자드는 실패했지만 온라인상의 가상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는 수단이 제공되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경제활동까지 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미국 개발사인 린든랩이 지난 2003년 발표한 가상현실 플랫폼인 세컨드 라이프의 경우 사이버머니인 ‘린든달러’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세컨드 라이프 안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 생활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였다.
또한 스웨덴 개발사인 마인드알크(Mindark)가 지난 200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가상현실 세계인 엔트로피아 유니버스(Entropia Universe)의 경우 게임에서 쓰는 게임머니인 프로젝트 엔트로피아달러(PED)는 미국 달러와의 교환 비율도 정해져 있다. 10PED는 미화 1달러로 바꿀 수 있다.
게이머는 엔트로피아 유니버스의 가상계좌에 연결된 실제 현금카드를 통해 가상화폐를 가상에서 쓸 수도 있고, 현실에서 현금으로 찾아 실제로 쓸 수도 있다.
게임 안에서 의식주 해결은 물론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까지 있다.
최근 비트코인이 화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온라인상의 가상현실세계가 갖고 있는 ‘가치’가 현실세계의 가치와 연계되는 것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그리고 외국에서만 벌어지는 얘기도 아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싸이월드의 ‘도토리’도 가치를 지닌 ‘화폐’의 역할을 했다. 자신의 미니룸을 꾸미거나 배경음악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유료 아이템을 구입할 때 사용하는 도토리는 사이트 내의 전자결제시스템을 이용해 현금 등으로 충전할 수 있다. 현금과 도토리의 교환 비율은 100대 1(100원이 도토리 1개)이다. 도토리는 선물, 기부, 후원을 하는 용도로도 사용됐다.
구입한 도토리는 현금으로 환불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러 가지 요령으로 도토리를 ‘환전’했다. 아직도 인터넷 등지를 뒤져보면 도토리 환전에 대한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이전보다 인기가 떨어져 거래량이 적어졌고 방법도 줄어들었지만 아직까지도 수요가 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사이버 머니, 왜 거래되나
예시로 든 도토리 외에도 거래되는 사이버머니는 많다.
적지 않은 게임들이 속칭 ‘현질’(현금을 주고 게임아이템을 구매한다는 뜻)이라는 단어 아래 각종 아이템과 게임머니가 거래된다. 전에 화제가 됐던 ‘16드라활’ 건만 봐도 이는 극명히 드러난다.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2'에서 사용되는 무기 '16드라활'이 3000만원에 거래된 것이 알려지며 게임상의 아이템과 재화가 또 다른 재산으로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현질의 역사는 길다. 지난 1998년께 이베이에서 ‘집’이 올라와 사람들을 경악시킨 적이 있었다.
식빵에 핀 곰팡이가 특정 종교의 메시아와 닮았다는 이유로 경매에 올리기도 하는 이베이에 집이 올라온 것이 뭐가 놀랍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집이 진짜 현실에 존재하는 집이 아니라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게임상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울티마 온라인에는 게이머들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정된 맵에 수많은 유저들이 모이다보니 집 지을 자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서 더 이상 집을 지을 수가 없었고, 이미 지어진 집은 수천만~수억골드에 거래됐었다.
그때 어떤 창의적인 유저가 역발상을 내놓았다. 울티마 온라인상의 집을 경매사이트 이베이에 내놓은 것. 그리고 그 집은 실제로 팔렸다. 이것이 공식적으로 기록된 온라인게임의 첫 현질인 것으로 전해진다. 비공식적으로는 머드게임 시절에도 이런 현질이 있었다고 하지만 공식적으로 기사화된 것은 이것이 최초였다.
이후 게임상의 재화에 대한 거래가 일기 시작했고, 특히 온라인게임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져 전문 중개회사가 생겨나고 이들이 법인으로 등록까지 했다. 이 중 한 업체는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기까지 했다.
게임상의 가상화폐는 사실상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고 게임사가 컨트롤하는 디지털상에 존재하는 프로그램 코드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난해 4월께 대법원은 게임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폐인 '게임머니'도 재산상 가치가 있는 재화에 해당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라는 판결을 내린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 게임머니의 지위는 단순한 프로그램상의 코드가 아니라 개인의 재산, 즉 ‘재화’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MMORPG뿐만 아니라 고스톱이나 포커 등의 온라인게임에서도 게임머니를 사고파는 행위는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을 능가하는 경제활동 이뤄지기도
그래봤자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단순히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사고파는 수준을 넘어선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다.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디아블로3’에 화폐경매장을 도입하려고 시도했던 사례가 있었다. 디아블로3에서 도입될 예정이었던 경매장은 이용자가 실제 화폐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판매로 얻은 수익을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블리자드는 실패했지만 온라인상의 가상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는 수단이 제공되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경제활동까지 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미국 개발사인 린든랩이 지난 2003년 발표한 가상현실 플랫폼인 세컨드 라이프의 경우 사이버머니인 ‘린든달러’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세컨드 라이프 안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 생활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였다.
또한 스웨덴 개발사인 마인드알크(Mindark)가 지난 200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가상현실 세계인 엔트로피아 유니버스(Entropia Universe)의 경우 게임에서 쓰는 게임머니인 프로젝트 엔트로피아달러(PED)는 미국 달러와의 교환 비율도 정해져 있다. 10PED는 미화 1달러로 바꿀 수 있다.
게이머는 엔트로피아 유니버스의 가상계좌에 연결된 실제 현금카드를 통해 가상화폐를 가상에서 쓸 수도 있고, 현실에서 현금으로 찾아 실제로 쓸 수도 있다.
게임 안에서 의식주 해결은 물론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까지 있다.
호주 시드니에 사는 게이머 데이비드 스토리의 사례는 더욱 놀랍다. 지난 2004년 12월 가상의 섬을 2만6500달러에 산 그는 이곳에 땅을 분양하고 세금을 걷는 등의 행위를 통해 1년여만에 투자금을 전부 건진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