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채권단이 ㈜STX 주식 매각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STX 채권단인 우리은행의 ㈜STX 주식 653만주 매각 검토에 대해 “매각을 못하도록 했다”고 4일 밝혔다. 나중에 ㈜STX가 감자될 수 있고 지분 매각으로 지배 대주주가 사라져 구조조정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STX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으로선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은 ㈜STX의 지분을 계속 갖고 있을 경우 나중에 대규모 손실에 따른 배임 책임을 질 수도 있어서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공식 문서를 남기지 않으면서 지분 매각 유보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STX 지분 보유로 손실이 커질 경우 감사원 감사 등으로 곤란해질 수 있어 ‘구두 지도’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표면적으로는 ‘채권단 자율’을 강조하는 만큼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문을 남긴 사례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정책 목표를 달성하되 나중에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STX 그룹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TX(-14.84%), STX중공업(-13.87%), STX조선해양(-13.86%) 등이 전날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STX는 1.61% 추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