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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불맛’을 선호하는 편이다. 육류 섭취 시 대부분 참숯불에 직화 방식으로 구워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다. 육류 섭취 시 가급적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하는 것도 웰빙과 건강식에 대한 은근한 니즈가 있기 때문.
그러한 맥락에서 족발은 웰빙에 대한 고객 니즈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육류 아이템이다. 삼겹살이나 항정살에 비해 비교적 지방이 적은 전지나 후지 부위를 사용하는 데다 삶는 과정을 통해 기름기가 충분히 빠지기 때문이다.
◇ 구기자, 개똥쑥으로 음양오행 밸런스 맞춘 진짜 웰빙 족발 <미미참족발>
족발 맛의 관건은 삶는 과정이다. 보통 돼지족을 여러 가지 재료를 섞은 장국물에 넣고
두어 시간가량 삶고 졸인다. 이때 족발과함께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잡냄새가 제거되기도 하고 식재료 고유의 향을 내기도 하며 간혹 육질의 상태까지 달라지기도 한다.
부산 안락동의 <미미참족발>은 구기자와 개똥쑥을 넣고 족발을 삶는다. 잡냄새를 없애기 위한 1차 목적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음식의 음·양 밸런스를 맞추기 위함’이다.
족발을 삶을 때 들어가는 ‘오향’에는 팔각, 초피, 회향, 정향, 계피가 포함된다. 대부분의 족발집에서는 이 오향 중 기본 한두 가지 이상은 넣고 삶는다.
<미미참족발>은 오향과 진간장, 양파, 생강 등과 구기자와 개똥쑥을 추가로 넣고 삶는다. 구기자와 개똥쑥의 원가가 제법 비싼 편인데 족발의 성질과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로는 개똥쑥만한 재료가 없다고 판단, 무리해서라도 구기자와 개똥쑥 구입에는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정수영 대표의 지론은 음식 전체 맛의 조화를 깨지 않는 선에서 식재료 간의 궁합과 밸런스
를 잘 맞추며 조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양오행의 기준으로 봤을 때 물(水)의 기운이 강한 족발과 불(火)의 기운이 있는 개똥쑥의 궁합은 최적이라는 것.
더구나 개똥쑥은 구기자와 함께 돼지 특유의 냄새를 없애주는 중요한 재료로 꼽는다. 구기자를 첨가한 이 집의 족발 제조방법은 2010년에 특허를 받았다.
약불과 중불 사이에서 1시간 40분가량 삶은 족발은 진공 포장해두고 주문 시 포장된 상태 그대로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바로 썰어낸다. 진공 포장 시 족발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특히 온 족발을 낼 때의 방식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은 대 3만원, 중 2만5000원, 소 2만원이다.
◇ 채소 푸짐하게 넣은 웰빙 냉채 족발과 다양한 사이드 메뉴 인기
이 집은 국내산 전지만 사용한다. 정 대표는 “<미미참족발>의 주 거래처의 경우 현재 전지가 후지보다 1kg 기준으로 1000원 이상 비싸다. 그러나 앞다리만 고집한다. 살 자체가 훨씬 쫄깃하고 씹히는 맛이 좋다”고 설명한다.
대표메뉴인 온족발 외에도 이집은 냉채 족발과 볶음 족발, 매운 족발(각각 대 3만5000원, 중 3만원, 소 2만5000원) 등 다양한 이색 족발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냉채 족발의 경우 오이와 양배추, 새싹 등 다양한 채소와 해파리를 슬라이스한 족발 위에 푸짐하게 얹어낸다.
신선한 채소의 식감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오이의 경우는 소금에 살짝 절여내는 것이 특징. 냉채 족발은 현재 <미미참족발>의 대표적인 웰빙 메뉴다.
볶음 족발은 한입에 넣기 좋은 크기로 썬 족발을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볶아 뜨거운 불판에 담아낸다. 이때 아무런 양념도 추가하지 않는다. 삶은 족발에 불맛을 입힌 상태라 술안주로 탁월하다. 채소나 나물 위주의 가정식 반찬도 이 집의 충분한 경쟁력이다.
재래식 된장과 취나물장아찌, 각종 채소볶음과 콩나물국, 갓김치, 무겉절이 등을 정갈하게 차려낸다.
◇ MSG 배제, 채소·과일로 맛낸 웰빙 족발로 고객 신뢰성 확보 <배가족발>
경기도 부천의 <배가족발>은 MSG를 배제하고 족발을 만들어 ‘임산부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권해, 족발 시장 내에서 웰빙 족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배가족발>은 MSG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족발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한약재와 통후추
를 비롯해 대파, 양파, 마늘, 생강 등 채소와 사과, 배, 키위, 파인애플 등의 과일을 넣고 족발을 완성한다.
배성빈 대표는 “계절에 따라 과일, 채소가 몇 가지 추가되기도 하지만 따로 비법 소스는 없다”며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을 적어 매장 곳곳에 걸어두기도 했다. 또한 ‘소비자의 권리 장전’이라는 제목으로 맛, 위생, 분위기, 정직 총 4가지에 관련한 권리를 명시해 <배가족발>이 지향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
족발은 국내산 생족을 이틀에 한 번 꼴로 1.8kg 정도 크기에 맞춰서 공급받는다. 매일 오후 2시, 6시, 10시 하루 세 번 삶아 내는데 족발이 살짝 식었을 때가 가장 맛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번거롭더라도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을 정도만 조금씩 여러 차례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배가족발>의 족발은 채소와 과일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기본 원가가 높은 편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경기도 수원에 창고를 마련해두고 대파, 마늘 등 기본 재료를 제철에 구매, 냉동 보관해놓고 사용한다. 일부는 현지와 계약 구매해 단가를 낮추기도 한다.
배 대표는 “대량 구매를 해도 전체적으로 원가가 높은 편인데 정당한 음식을 만든다면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계속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남은 족발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이곳은 족발(대 3만4000원, 중 3만원, 소 2만원), 보쌈(대 3만6000원, 중 3만2000원, 소 2만2000원) 주문 시 순두부찌개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해물 육수를 베이스로 사용해 만든다. 얼큰한 순두부찌개는 족발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퀄리티를 높여 푸짐하게 제공하는데 실질적인 매출 향상보다는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테이블마다 인덕션을 설치, 끝까지 따뜻한 상태로 먹을 수 있게 구성했고 쾌적한 환경, 고객 안전도 고려했다.
주방에서도 족발 조리용 맞춤 인덕션을 활용해 만든다. 조리 시스템을 현대화해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인 것. 단순히 음식뿐 아니라 공간 부분에서도 고객, 직원들을 위한 웰빙 요소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족발과 함께 제공하는 깻잎 장아찌. 양파 절임을 비롯, 무말랭이, 보쌈김치 등도 모두 수원 공장에서 직접 담가 쓴다. 최대한 조미료의 양을 줄여 자극적인 맛을 뺏다. 상차림에 곁들이는 메뉴들은 지속적으로 개발, 보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