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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와 캐시백 투트랙 전략, '또 다른 현대카드' 재편
지난 2003년은 카드업계가 결코 잊을 수 없는 해다. 신용위기는 '카드대란'이란 이름으로 카드업계를 뒤흔들었다.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와 행보를 달리했다. 여느 카드사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케팅을 축소하고 채권회수에 온 힘을 기울였던 데 반해, 현대카드는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카드대란 이후의 시대를 준비한 것이다.
2003년 5월, 이렇게 해서 탄생한 상품이 '현대카드M'이다. 현대카드M은 출시 1년 만에 유효회원 수 100만명을, 출시 4년만에 5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최고의 베스트셀러 신용카드로 자리잡았다. 현대카드가 과감한 실행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러한 현대카드가 최근 뜻밖의 결단을 내렸다. 새로운 경영 2막(CHAPTER 2)을 선언한 것. 10년의 영광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포했다. 많은 기업들이 현대카드 벤치마킹에 몰두하고 있을 때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 지난 10년의 혁신 계승과 극복
세계적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자신의 저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에서 한 기업이 가장 찬란한 성공을 거둔 순간부터 몰락의 위기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극적인 성공은 자만심을 갖게 하고, 이 자만심은 무리한 욕심을 불러일으켜 위기요인들을 무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전세계 금융인들의 꿈의 직장이었던 리먼브라더스가 158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고 한때 글로벌 IT업계를 호령하던 소니와 노키아, 모토로라 등도 몰락의 나락에 빠졌다. 국내에서도 일시적인 성공에 도취된 후 무너져버린 기업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이것이 현대카드가 '챕터 2'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판을 바꾸기로 한 이유다. 지난 10년간의 혁신 마인드는 계승하되 그를 통해 이룬 성과는 새로운 현대카드가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2003년 내놓은 '현대카드M'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내놓은 반전의 승부수였다면, 10년 만에 선보이는 '현대카드 챕터2'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카드가 다시 그 판을 바꾼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다시 한번 시장의 룰을 바꾸기 위해 현대카드는 과감하게 기존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전면 개편했다. 새로운 상품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포인트'와 '캐시백'을 두축으로 한 '투 트랙(Two-track) 전략'이다.
특정 사용처에서 정해진 횟수와 한도 내에서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다수 상품들과 달리, 현대카드의 챕터2 신상품은 카드 사용처에 상관없이 포인트 적립 또는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의 각종 제한조건이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판단 아래 혜택을 카드사용에 따라 제공하는 리워드에 집중시킨 것이 특징이다.
챕터2 신상품은 고객이 카드를 쓸 때 해당업소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맹점인지, 서비스 횟수나 한도 제한에 걸리는지 등을 복잡하게 따져 볼 필요 없이 쓴 만큼 리워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특정부문에서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존 카드의 틀도 깼다. 포인트는 전국 2만곳 이상의 가맹점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캐시백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 혜택 체감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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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수록 커지는 '정직한 혜택'
챕터2 신상품은 특히 우량고객이 눈길을 줄 만한 상품이다. 그동안 우량고객들은 체리피킹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제한조건에 막혀 혜택을 온전히 다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챕터2 신상품들은 혜택의 횟수나 금액 제한이 없고, 월 이용금액이 커질수록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우량고객에게 더욱 매력적이다.
새롭게 출시된 '현대카드M 에디션(Edition)2'는 월 50만~100만원 사용 시 가맹점에 따라 0.5~2.0%의 M포인트가 적립되며 월 100만원 이상 사용고객은 기본적립률보다 1.5배 많은 M포인트가 적립된다. '현대카드M2 에디션2'는 '현대카드M 에디션2' 혜택에 외식·쇼핑·문화생활 할인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플래티넘 서비스와 클럽서비스가 추가되고 '현대카드M3 에디션2'는 여기에 월 200만원 이상 사용 시 M포인트 2배 적립 혜택이 더해진다.
또 다른 신상품인 '현대카드X'와 '현대카드X2'는 월 이용실적에 따라 3단계 캐시백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이용금액에 따라 최고 1% 기본캐시백이 적립한도나 횟수 등에 상관없이 쓴 만큼 제공된다. 여기에 시즌별로 소비자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특화가맹점에서 5% 특별캐시백을 적립해주는 시즌 캐시백이 추가되고, 연간 카드 이용금액 및 누적 캐시백 금액에 따라 연간 보너스 캐시백 혜택도 주어진다. 현대카드X2는 캐시백과 함께 새로운 현대카드 플래티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카드의 새로운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은 다양한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선 기존 복잡한 상품들에 염증을 느낀 고객과 새로운 우량 고객이 유입되며 정체된 카드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고객의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이른바 카드의 '불완전 이용'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고객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카드는 챕터2에 맞춰 서비스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서비스 개편의 핵심은 '고객 관점'에서의 서비스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객의 혜택 체감도가 낮은 전체 회원 대상 서비스나 이벤트를 지양하고 슈퍼시리즈나 고메/패션위크 등 현대카드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고객의 카드사용 패턴과 시기별 소비 이슈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각 고객의 특성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