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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 진행으로 잠재성장률 높은 중국시장 등 ‘눈독’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와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문제 등이 글로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이머징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손들은 생각이 달랐다. 이머징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투자할 만하다는 것.
한국계 펀드매니저인 줄리아 리 대표가 이끌고 있는 알파 인스티튜트가 최근 미국 맨해튼 '3웨스트 클럽'에서 헤지펀드와 프라이빗에쿼티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IO서밋을 개최했다.
CIO 서밋에 참석한 CIO들 가운데 스톤워터캐피털과 IDI이머징마켓츠, IFC CIO를 따로 만나 그들이 보는 투자기회를 전해 들었다.
◆"중국 도시화 진행 중…여전히 매력적"
헤지펀드와 프라이빗에쿼티펀드의 CIO들은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프랭크 브로친(Frank Brochin) 스톤워터캐피털 CIO는 "중국의 잠재성장률은 앞으로도 높아질 것"이라며 그 이유로 도시화 비율(도시인구/총인구비율)을 들었다. 도시 인구 증가속도만 봐도 중국은 여전히 투자할 만한 곳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톤워터캐피털은 2개의 중국 펀드와 아시아-일본펀드 등 3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펀드규모는 1억2500만달러라고 브로친 CIO는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도시화 비율이 현재 50%를 조금 넘었는데, 앞으로 75%가량 될 것으로 본다"며 "(도시화비율이) 75%가 될 때까지는 잠재성장률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도시화비율이 25%포인트 높아지면 도시인구가 3억명 이상 증가하는 셈"이라며 "도시화 과정에서 인프라 건설 등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중장기적으로 중국은 투자할 만한 나라"라며 "아시아시장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곳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말 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변화가 많았다"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연구 중이다"고 덧붙였다.
줄리엔 키닉(Julien KINIC) IDI 이머징마켓츠의 상무이사(Managing Director)도 중국경제와 관련해 "신흥국가 중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높은데다 중국 회사들의 경쟁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중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경제의 도시화비율이 높아지면서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은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 트로퍼(Peter Tropper) IFC CIO 역시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현재 둔화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우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은 중장기 투자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머징 마켓 리스크는 불안정성
인도경제와 관련 키닉 상무는 "현재 침체로 보이지만 과도기를 거치고 있고,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인도경제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인도경제가 1~2년간은 고생하겠지만 이는 인도에게 필요한 것이고, 5~10년 장기 투자관점에서 보면 인도경제는 분명 좋은 방향으로 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처럼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마켓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머징마켓의 리스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브로친 CIO는 이머징마켓의 리스크에 대해 "시장이 안정적이지 않고 환율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정보의 제약이 많다는 것도 위험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키닉 상무는 "이머징 국가들은 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자금이 많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필요한 만큼 자금이 없기 때문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외부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라질의 경우 미국에서 조그만 호재가 있으면 미국 투자자금이 브라질을 빠져 나가 다시 미국으로 갈 만큼 자본 유출입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트로퍼 IFC CIO는 "이머징 국가들이 미국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파장에 대해선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향후 양적완화 축소가 단기적으로 글로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양적완화 축소는 미국경제가 그만큼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점에서다.
◆"에티오피아 등 인구 많은 프런티어시장 주목"
이들 CIO들은 프런티어시장에 대해서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프런티어시장은 브릭스 등 이머징 국가보다 개발이 덜 된 국가를 말한다.
특히 키닉 상무는 "프런티어시장은 이머징시장보다 더 위험하지만 에티오피아 등 인구가 많은 국가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와 관련해 우리가 '빈곤' '우물' 등 부정적인 면을 떠올리는 것과 달리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키닉 상무는 "프런티어시장은 굉장히 흥미로운 투자 분야"라며 "제일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그 나라의 인구수"라고 밝혔다. 이어 "94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에티오피아는 앞으로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상위 5%가 5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히 시장이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프런티어시장에 대한 투자전략은 이머징시장과는 다르게 세워야 한다"며 "그 국가에 필요한 특정부문을 연구하고 조사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로퍼 IFC CIO도 "몇년 전부터 아프리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케냐 등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