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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확인 중인 블랙야크 매장직원 |
마네킹 따뜻하게 입혔더니 '대박'
날씨 변화는 아웃도어 업계의 골칫덩이나 다름없다. 날씨에 따라 판매율이 감소할 경우 애써 만든 제품이 재고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해 전만해도 겨울철 제품 물량을 날씨예측 없이 기계적으로 생산해 낭패를 겪은 회사들이 부지기수다. 춥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기온이 의외로 포근해 값비싼 다운재킷을 모두 재고 부담으로 떠안아야 했던 것.
날씨가 곧 돈이 되는 아웃도어업계는 보다 과학적인 예측을 통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한편,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날씨 맞춤상품을 출시하는 등 기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매출을 큰 폭으로 신장시키며 업계 4위에 안착했다. 회사 측은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바로 날씨예측이었다고 꼽는다. 이 회사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상청 장단기 예보를 바탕으로 제품 기획, 수량 결정, 판매 시기까지 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날씨변화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 시즌을 대비하는 것이다.
특히 사내 및 매장 인트라 시스템에 실시간 날씨 정보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마네킹의 옷 교체를 날씨에 맞춘 최적의 스타일로 제안한 것. 그 결과 전국 300여개 점포에서 큰 효과를 얻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신장했다.
남윤주 블랙야크 마케팅본부 과장은 "날씨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예년보다 앞당겨진 장마에도 우기관련 제품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며 "올해 장마철에 대비해 레인재킷의 할인 이벤트도 발 빠르게 진행했다. 특히 패션성이 높은 여성 레인코트의 인기를 끌어올려 비를 피하는 것이 아닌 즐기는 트렌드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K2는 올 겨울 예년보다 더 추워진다는 예보에 따라 겨울철 다운재킷 출시 물량을 60%나 늘려 잡았다. 일상복 용도의 다운재킷 역시 20% 정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작년 시즌에 선보인 제품에 보온성을 보강하는 등 강추위에 대비한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마조람3'의 경우 작년 '마조람2' 출시 당시 소비자 반응이 좋았던 목 뒷부분의 보아털(기모) 부위를 더욱 넓혀 보온성을 한층 강화했다. 주머니 안쪽에도 보아털을 사용해 추운 겨울 손을 따뜻하게 했다.
앞서 K2는 여름철에도 날씨 예측을 통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더위가 일찍 찾아올 것을 예상해 4월에 가벼운 워킹화임을 강조한 '플라이워크'로 8월까지 12만 켤레를 판매한 게 대표적이다.
코오롱스포츠 역시 소비자의 반응을 살핀 후 추가적인 물량을 제작하는 이른바 '반응생산' 비율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회사다. 반응생산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적용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날씨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코오롱스포츠는 올 겨울을 앞두고 실시한 겨울철 다운재킷 선판매 결과를 바탕으로 보온성을 강조한 제품을 전면에 배치시킬 예정이다. 올 겨울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약 30%이상 높여 잡았다.
이대오 코오롱스포츠 의류기획팀 부장은 "우리 회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중량다운은 35%, 헤비다운은 스타일수를 약 50% 늘렸으며 이에 따른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