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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9월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국내외에서 모두 부진했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차 공장의 부분파업과 영업일수 부족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추석연휴와 파업 및 특근 차질, 지난해 장기파업 후 특근 재개효과로 전년 동월대비 각각 19.6%, 17.9% 감소했다.
글로벌의 판매부진도 심각하다. 지난 9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총출고(생산)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 9.7% 감소한 36만4000대, 19만4000대를 기록했다. 이 중 최대 판매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각각 8.2%, 21.0% 감소하며 5만5000대, 3만8000대를 기록하는 등 판매부진이 두드러졌다.
그렇다면 자동차의 판매실적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것일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9월의 판매부진을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은 10월 이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적부진 원인이 수요 감소보다 공급부족에 있으며 수출 정상화로 공급 차질이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예상수준으로 일시적인 부진"이라며 "4분기 특근 증가로 실적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고, 제네시스 출시 및 내년 소나타 출시 기대감 등으로 모멘텀은 다시 회복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시장 기대치 만족시키지 못하는 이익률
증권업계는 현대모비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은 8조10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은 6500억원 안팎, 당기순이익은 8400억원 안팎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약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3분기 전반으로 보면 판매실적은 감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파업강도가 전년보다 약했고 해외공장의 강세 지속으로 3분기 글로벌 공장출고가 전년대비 7.7% 성장한 174만대를 기록했다"며 "이에 따라 외형성장은 견고한 추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업은 모듈부문이다. 박인우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 글로벌 출하 호조와 중국물량 증가에 따른 모듈 ASP 상승으로 모듈사업 매출이 10% 이상 증가한 6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출증대 대비 수익성의 경우 모멘텀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모듈부문이 매출증대를 이끌었지만, 모듈은 이익률이 낮은 사업부문이라는 점이 문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성장속도가 국내공장 성장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모비스의 모듈비중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상당기간 동안은 견조한 매출성장 대비 약보합 수준의 영업이익률 추이를 지속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지속된 원화강세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명훈 애널리스트는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환율의 약세가 심했고 원/달러 환율도 소폭 하락해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현대모비스의 해외법인은 부품조달 시 달러 결제비중이 높고 매출이 발생할 때는 현지화폐로 결제하기 때문에 신흥국 환율 약세는 원가구조를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차량 확대 최대 수혜주
현대모비스가 현 시점에서 수익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투자매력이 있다. 바로 현대차그룹 친환경차량의 기술개발을 주도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2008년 10월 하이브리드자동차용 구동모터 및 IPM(Integrated Package Module)의 개발을 시작으로 차세대 친환경차량 관련 핵심부품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2009년 11월에는 LG화학과 함께 배터리팩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전담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했으며, 2010년 2월에는 2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위해 HL 그린파워를 설립했다. 이러한 성과로 현대모비스는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차량에 구동 전기모터, 배터리시스템, 인버터, 컨버터 등을 납품하고 있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가솔린 소나타 기준으로 현대모비스가 납품하는 비중은 차량원가의 약 30% 수준이지만, 하이브리드 소나타의 경우는 약 60~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는 7만대 수준으로 전체 판매의 1%가 안된다. 이 때문에 아직은 친환경차량의 핵심부품에 대한 매출비중은 매우 낮다.
그러나 박영호 애널리스트는 "향후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량의 판매를 2016년까지 35만대로(전체 판매의 약 4%) 증가시킨다는 계획과 함께 현재 소나타와 K5에 국한된 하이브리드의 모델수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그룹 내에서의 역할 확대 및 향후 친환경차량 핵심부품에서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기 애널리스트도 "현대·기아차가 2014년부터 친환경차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친환경차 부품사업 역시 내년부터 볼륨 증가와 판가인상을 통해 모듈사업 영업이익률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친환경차 확대 추세의 최대 수혜주는 현대모비스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