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후 15년이 흐른 지난 2012년까지 국가와 공기업, 개인들의 부채는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사장기업들은 부채탈출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지난 1996년부터 2012년까지 17년간 국내 상장기업의 부채비율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큰폭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던 1997년 국내 상장기업 전체 평균 부채비율은 무려 451.2%에 달했었지만, 15년이 지난 2012년에는 145.0%로 300%포인트 이상 개선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부채총액은 늘어나고 있다. 상장사 전체 부채총액은 1997년(1291개 기업) 532조원이었다가 2008년 1169조원, 2011년 1415조원, 2012년(1739개 기업) 1396조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에 상응해 자본도 급증하고 있다. 자본총액은 1997년 118조원, 2008년 660조원, 2011년 913조원, 2012년 962조원이었다.
결국 자본총액의 증가로 인해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연도별 평균 부채비율은 1998년 362.6%→1999년 250.6%→2000년 261.5%→2001년 277.3%→2002년 286.6%→2003년 265.5%→2004년 209.6%였다가 2005년 들며 187.5%로 현격히 줄어들었다.
2005년 이후부터는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재무구조도 상당히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2007년에는 156.4%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다음해에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복병을 맞으며, 2008년에는 이전해보다 20%포인트 상승한 176.9%로 다시 높아졌다. 그러던 것이 2010년에는 152.8%로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고 2011년 154.9%, 2012년에는 145.0%까지 떨어졌다. 2012년 부채비율은 1997년 당시에 비해 15년 만에 30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이다.
부채비율이 400% 이상 되는 고위험 기업군도 1997년에 정점을 찍었다가 1998년 21.6%→1999년 15.9%→2000년 12.1%→2001년 10.2%로 감소하면서 2002년 들어 9.2%로 처음으로 10%대 미만으로 돌아섰다. 2007년에는 전체 상장사의 5.0%까지 낮아졌다.
2008년 들어 8.1%로 올라가 긴장 국면을 보이긴 했지만, 2010년에는 4.9%로 17년 중 가장 적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5.6%, 5.3%였다.
상장기업들은 부채탈출에 성공해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가 부채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 지출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3배 이상 빨랐던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채무는 내년에 515조2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환란이 발생한 1997년의 60조3000억원 대비 8.5배로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내년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약 1410조원으로 1997년의 506조보다 2.8배로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국가채무 증가 속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개인들의 부채비율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부채는 959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 늘었지만 개인 가처분소득은 707조3314억원으로 전년보다 4.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개인 가처분소득에 대한 가계 부채비율은 136%에 달하고 있다. 기업의 부채비율과 딱 맞게 비교하는 것은 힘들지만, 수치만 놓고 본다면 가계 부채비율이 기업 부채비율을 조만간 뛰어넘을 기세다.
IMF 이후, 국가 부채↑ 상장기업 부채비율↓
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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