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분야에서 블로그를 주축으로 한 온라인 마케팅이 활발하다. 그러나 식당 개업 초기 안정적인 매출과 확실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해서는 방송 노출만한 것이 없다. 

동일 기간 내 파급력을 비교했을 때도 블로그 마케팅보다 방송 노출이 확실히 우세하다. ‘TV 출연’은 외식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다. 하지만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 ‘경험’을 욕망하는 사람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래 음식 관련 TV 콘텐츠는 결국 온라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 음식을 다루는 모 프로그램의 작가는 “방송 섭외 시 가장 많이 참고하는 부분은 인터넷 블로그 콘텐츠”라고 말했다.

공중파 방송의 경우 검증된 맛집을 원한다. 여기서 맛집은 단순히 음식만 맛있는 곳이 아니다. 식당의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할 수 있는 부분은 블로그 마케팅, 기사 노출, 케이블 방송 출연 등이 있다. 

이 중 업주의 입장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이 블로그 마케팅이다. 블로그 마케팅의 당위성을 논하자면 끝이 없다.


최근 몇 달간 공중파에 노출된 적이 있는 서울, 경기, 부산의 외식업소를 조사한 결과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다. 업소 모두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방송에 섭외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경기도에 위치한 '광릉한옥집'의 경우 본격적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한 지 한 달 만에 외식업주의 로망인 공중파 유명 프로에 섭외됐다. 과연 이 업소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일까?

음식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감각을 만족시킨다.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미각뿐 아니라 눈과 코 그리고 귀까지 동원해 음미하는 일이다. 맛과 향, 모양 그리고 식감과 씹는 소리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인 감각이 모두 융합되어 완성되는 총체적인 경험이다. 

소비자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식사를 즐기려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재 외식업에서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는 ‘먹는다’가 아니라 ‘경험’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1999년 프랑스 파리의 최신 문화 잡지 'Nova'에서는 ‘Fooding(음식의 음미)’ 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이처럼 ‘맛’의 복잡한 영역에서 자신만의 특색으로 영업하는 식당들이 있다. ‘콘셉트(Concept)’는 식당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그런데 아직 한국 외식업계는 특정 콘셉트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트렌드도 비슷하다. 프랑스의 유명 미식평론가 브리야 샤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알려준다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알려주겠다”고 했다. 

적어도 고객이 식당에 다녀오면 내가 어느 식당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야 한다. 차별화되고 명확한 콘셉트를 통한 경험, 이것이 외식업에서의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 방송을 만드는 블로그의 나비효과
부산 안락동에 위치한 '미미참족발'의 경우 제법 맛있는 족발을 판매하지만 그 매장만의 명확한 콘셉트와 홍보 마케팅이 전무했다.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개똥쑥과 구기자를 넣어 만든 특허 받은 족발이라는 점과 업주가 프랑스 조리사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부산에서 보기 드문 완성도 있는 메밀막국수를 판매한다는 점 등 경쟁요소가 많지만 업주는 이러한 이점들을 활용하지 못했다. 

정직하게 음식을 만드는 착한 식당이었지만 정직함은 매출과 비례하지 않았다. 

마케팅을 위해 가장 먼저 상호를 바꾸고 스토리텔링 전문가와 함께 점포가 지니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 스토리와 콘셉트를 정리했다.
외식업에서 콘셉트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점을 부각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다. 외식업의 기본은 맛이라고 하지만 맛으로만 차별화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래서 단순히 맛있는 족발보다는 ‘어떻게, 왜’ 맛있는 족발인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객의 강력한 로열티Royalty가 생성된다. '미미참족발'은 세 달간 블로그를 통해 약 20개의 콘텐츠를 생성했다. 방문 고객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업소가 지닌 강점을 정확하게 포지셔닝했더니 곧바로 고객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홍보 마케팅에 과한 비용을 쏟아 붓지도 않았다. 지난 달 '미미참족발'은 방송 출연까지 했다. 현재까지도 승승장구 중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광릉한옥집'은 그 일대 명소인 '광릉불고기'의 두 번째 브랜드다. 기존 '광릉불고기'의 메인 메뉴인 숯불불고기를 똑같이 판매하지만, 다른 점은 메밀쌈을 도입했다는 것. 웰빙 콘셉트를 강화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당장은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유명 블로거를 중심으로 메밀쌈 불고기를 중점적으로 블로그 마케팅을 실행했다. 사실 ‘마케팅’의 개념보다 ‘단순 홍보’에 가까웠다.

유명 맛집 프로그램의 출연 기회가 온 것이다. 직화불고기를 메밀 쌈에 싸 먹는 경험이 통했다. 친절한 업주의 태도와 음식에 대한 정직한 자세도 좋은 요소로 작용했다.

외식업의 핵심은 ‘경험’을 파는 것이다. 소비와 공급이 동시에 일어나고 다양하고 복잡한 고객 접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외식업은 한 곳에서 모든 것이 일어나고 소비하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서도 마지막 직원의 불친절함 때문에 음식이 맛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방송에 출연했던 식당의 공통점을 살펴보니 모두 콘셉트가 명확하고 테마가 정해져 있다. 또한 음식 이외의 것들에 많은 공을 들인다. 단순히 음식만 맛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적 총체를 제공한다. 게다가 서비스까지 훌륭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외식업은 과잉 공급과 원재료의 가격 상승, 불경기 등의 악재로 위기다. 하지만 잘하는 식당은 불황에서 활황의 경쟁우위를 발견한다. 

결국,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콘셉트로 남과 다른,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우리 브랜드만의 총체적 경험을 만들고 판매하는 데에 있다.

TIP | 방송 출연을 꿈꾸는 그대들이 확인하면 좋을 사항
01 트렌디한 메뉴 개발을 꾸준히 하자.
02 명확한 콘셉트 구축과 스토리텔링은 필수!
03 온라인 마케팅은 적극적으로! 하지만 정교하게!
04 식당의 오프라인 인쇄물에 신경을 쓰는 것도 좋다.
05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