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HS덴트투자자문 대표인 해리 덴트는 인구구조의 변화를 바탕으로 경제를 전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덴트에 따르면 40대 인구비중이 높을수록 그 나라의 경제성장 잠재력은 높다. 물론 그의 분석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국내시장에서 덴트의 이론만으로 분석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최근 인기를 끄는 해외투자와 관련해서는 한번쯤 참고해볼 만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인구구조의 변화는 1~2년의 단기간이 아니라 10~20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에 해외 쪽에서 장기투자처를 찾는다면 투자 아이디어로서 활용할 만해 보인다.
덴트에 따르면 한 사람의 일생에서 40대 후반에 가장 많은 소비지출이 이뤄지며, 이러한 지출의 증가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40대 후반의 소비지출의 경우 자녀가 커가면서 증가하는 생활비의 증가와 주거지 확장에 대한 수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줄이기는 어려운 항목들이 많다.
대신 미국의 경우 40대 후반이 넘으면 자녀가 독립하고 꼭 필요한 지출의 규모가 줄어든다. 그리고 50대가 되면 노후를 위해 지출을 더 줄이고 저축을 통해 자산을 쌓는다. 50대 이상의 세대에서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소비를 줄여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40대가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주장의 근거는 있을까.
안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렇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경우 40대 인구비중이 바닥을 찍었던 1980년을 기점으로 S&P500지수가 다시 상승했기 시작했고, 40대 비중이 정체를 보였던 2000년부터 지수의 장기 성장 추세도 한풀 꺾인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40대 인구 비중이 최고점에 이르렀던 1990년 이후 감소하는 40대 비중과 함께 닛케이225지수도 동반 하락해왔다는 것.
안 애널리스트는 "비교 가능한 시계열이 상대적으로 짧은 유럽과 한국의 경우에도 40대 인구비중이 증가한 기간 동안 주가지수는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향후 40대 인구비중의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어느 나라에 투자해야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안 애널리스트는 "국가별 중간 수준의 출산력 가정(medium fertility)을 바탕으로 한 UN의 인구 피라미드 예측치를 이용해 40대 인구 비중 변화를 산출했다"면서 "변화를 추정해본 결과 2020년까지 일본 주식의 비중을 확대하고, 2020년부터 2040년까지는 미국 주식의 비중을 늘리고 2025년부터 2035년까지는 중국 주식의 비중을 높이는 장기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애석하게도 지난 2010년 17.1%로 정점을 찍은 우리나라의 40대 인구비중은 2030년까지 급속히 감소해 13.3%에 도달하며 2045년부터는 더욱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은 40대 인구비중이 성장의 '잠재력'이라는 관점에서는 장기적으로 투자매력이 크게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수출 대상 국가의 인구비중 변화를 고려한 수출 조정 40대 인구비중의 감소폭은 우리나라의 40대 인구비중 감소폭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이는 48%에 달하는 GDP 대비 높은 수출 비중의 영향으로 국내 40대 인구의 급격한 감소폭을 일부 상쇄시켜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한국 주식을 일정부분 가져가야 하는 장기투자자라면 내수주보다는 수출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40대 인구 비중 보면 투자국가가 보인다
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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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6 | 14: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