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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업계의 3위 다툼이 치열하다. 부동의 1,2위를 지키고 있는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에 이어 K2가 3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지만 업계 4위 블랙야크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매출은 K2와 블랙야크가 각각 5000억원과 4500억원으로 K2가 앞섰다. K2는 연초에 계획한 매출 65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해 3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 특히 전체 매출을 결정짓는 것은 겨울철 헤비다운 재킷(두툼한 방한재킷) 판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비다운 재킷이 다른 제품에 비해 워낙 고가인데다가 올 겨울이 예년보다 춥다는 예보 속에 소비자의 수요가 많아졌다. 그만큼 겨울 판매실적에 따라 업계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순위가 바뀔수도 있는 헤비다운 재킷 판매에 양사는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 순위 가를 헤비다운, 승자는?
K2는 헤비다운 재킷에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 회사는 다운재킷 물량을 전년 대비 60% 늘리고 영업과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른바 '3T'라는 브랜드 콘셉트로 개성과 기능을 달리한 3가지 스타일을 선보인 것.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유행했던 전통적인 아웃도어인 트래디셔널(Traditional) 스타일 ▲캐주얼 패딩과 프리미엄 패딩처럼 유행에 민감한 트랜디(Trendy) 스타일 ▲남성 다운재킷 스타일을 여성제품으로 가져온 톰보이시크(Tomboychic) 스타일까지 총 3가지다.
이태학 K2 사업본부장은 "올해 가을/겨울(F/W) 시즌 최고의 핫 아이템은 단연 다운재킷"이라며 "그런 만큼 기획자와 디자이너 모두 다운재킷에 심혈을 기울여 시즌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블랙야크도 겨울 한파에 대비해 두툼한 헤비다운 재킷의 물량을 작년대비 30%까지 늘렸다. 일반 다운 제품의 물량을 15% 늘린 것에 반해 해비다운을 두배 이상 더 늘린 셈. 블랙야크는 특히 방한용 장갑과 부츠 등에 중점을 두며 타업체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남윤주 블랙야크 마케팅부 과장은 "지난해 겨울에는 폭설로 인해 방수 기능이 없고 바닥이 미끄러운 양털부츠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올해는 추위 대비는 물론 미끄러움을 방지한 아웃도어 특유의 견고한 밑창으로 빙판길에서도 안전하게 신을 수 있는 방한용 부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성을 공략한 구스다운제품도 눈에 띈다. 최근 출시한 'BP라인'(Black Prestige)은 도심에서도 잘 어울리는 모던한 콘셉트를 내세웠다. 화려한 컬러감보다는 모노톤 색채나 레드, 블루, 브라운 등의 묵직한 색상으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박정훈 블랙야크 상품기획팀 차장은 "아웃도어룩을 도심에서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별도의 프리미엄라인을 만들었다"며 "BP라인같이 스타일은 살리면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마케팅 실험 벌이는 블랙야크
K2가 전통적인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다면 블랙야크는 보다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블랙야크는 올해 아웃도어업계 최초로 '날씨경영인증'을 받고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량 결정, 판매 시기까지 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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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것.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업계의 판도를 흔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야크는 올해 1~9월 누계 매출이 업계 1위 노스페이스(3800억원)에 이어 3700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2위까지 올라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남윤주 과장은 "날씨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예년보다 앞당겨진 장마에도 우기관련 제품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며 "올 겨울에도 역시 날씨마케팅을 통한 매출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블랙야크는 코오롱스포츠와 함께 해외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블랙야크는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하며 2003년 이미 중국 북경에 블랙야크 법인을 설립했다. 블랙야크는 중국에서만 50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 터키, 미국 등에도 매장을 열 계획으로 2015년에는 해외에서만 1조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K2는 해외시장에서 절대적인 약자다. K2와 이름이 같은 미국브랜드 'K2스키' 때문이다. K2는 K2스키가 이미 미국, 유럽, 캐나다, 일본 등 주요 국가에 상표권을 등록해 해외 진출에 진통을 겪고 있다.
K2관계자는 "K2스키 측과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표권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며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앞으로도 국내시장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스타마케팅 효과 '톡톡'
양사는 최근 아웃도어업계에 불고 있는 스타마케팅에도 불을 지폈다. 특히 K2는 '현빈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간판 모델인 현빈이 매출을 견인해주고 있다. 올해 '플라이워크' TV광고에서 현빈이 입은 하이킹라인의 방수재킷이 출시된지 불과 2개월 만에 초도물량이 완판된 것만 봐도 그렇다.
K2 관계자는 "현빈이 광고모델로 기용된 이후 정확한 매출을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매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블랙야크는 조인성과 한효주를 남녀모델로 기용하며 지면 및 TV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두 모델은 부드럽고 유한 이미지여서 기존의 아웃도어 모델들과는 차별화된 시도로 평가된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그동안 블랙야크가 거친느낌이 강했다면 두 모델이 주는 이미지 덕분에 더 다양한 층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듯 다른 창업 히스토리
양사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 40년을 동고동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2와 블랙야크는 1년차로 창립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성장해왔다.
K2의 창업주인 고(故) 정동남 회장은 평소 등산을 즐겼던 것으로 유명하다. 정 회장이 국산 등산화를 만들기로 마음먹고 1972년 직접 미싱 3대와 기술자 6명을 데리고 작은 등산화 공장을 연 게 K2의 시작이었다. 정 회장의 도전은 빛을 발했다. 국내 최초의 양산 등산화인 '로바'에 이어 '비브람골드'가 연달아 히트를 치며 국내 산악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것.
등산화로만 이름났던 K2를 바꿔놓은 건 정 회장의 장남인 정영훈 사장(당시 전무)이 경영권을 이어받으면서다. 2002년 정 회장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그는 K2를 종합 아웃도어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신발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면서도 현재의 의류, 잡화 등이 고른 성장을 보일 수 있었던 것.
블랙야크는 창업주인 강태선 회장이 남대문에 '동진'이라는 작은 시장점포를 연게 시발점이 됐다. 1973년 맨손으로 일군 가게는 '동진레저'라는 사명을 거쳐 현재의 블랙야크가 된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블랙야크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업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국내 주요 명산 40곳에 도전하는 '명산40좌' 등 등산문화 선도에 앞장서며 마니아층을 두텁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2의 창업주인 고(故) 정동남 회장은 평소 등산을 즐겼던 것으로 유명하다. 정 회장이 국산 등산화를 만들기로 마음먹고 1972년 직접 미싱 3대와 기술자 6명을 데리고 작은 등산화 공장을 연 게 K2의 시작이었다. 정 회장의 도전은 빛을 발했다. 국내 최초의 양산 등산화인 '로바'에 이어 '비브람골드'가 연달아 히트를 치며 국내 산악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것.
등산화로만 이름났던 K2를 바꿔놓은 건 정 회장의 장남인 정영훈 사장(당시 전무)이 경영권을 이어받으면서다. 2002년 정 회장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그는 K2를 종합 아웃도어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신발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면서도 현재의 의류, 잡화 등이 고른 성장을 보일 수 있었던 것.
블랙야크는 창업주인 강태선 회장이 남대문에 '동진'이라는 작은 시장점포를 연게 시발점이 됐다. 1973년 맨손으로 일군 가게는 '동진레저'라는 사명을 거쳐 현재의 블랙야크가 된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블랙야크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업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국내 주요 명산 40곳에 도전하는 '명산40좌' 등 등산문화 선도에 앞장서며 마니아층을 두텁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