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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이 불발됐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4개 계열사(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를 패키지로 묶어 매각하는 이번 본입찰에는 KB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파인스트리트 등 3곳이 참여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회의에 앞서 패키지 해제 여부를 놓고 논의했으나 의견을 모으지 못해 결국 우선협상자 선정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괄 매각이냐, 개별 매각이냐
정부가 증권과 보험, 저축은행 등 패키지 형식으로 매각키로 한 의도는 입찰이 우리투자증권에만 몰리고 나머지 자회사의 처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은 지난 8월16일 매각공고를 내면서 우리투자증권을 사려면 증권뿐 아니라 나머지 3개 계열사에 대해서도 가격을 제시하도록 했다.
문제는 '패키지 일괄 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개별 입찰을 허용한다'는 대목이다. 일괄 매각을 원칙으로 삼아 민영화 속도를 높이면서 최적의 인수 가격을 형성하려는 '양수겸장'의 의도가 담겼다.
그러나 입찰 참가자들의 실사 과정에서 생명보험·저축은행의 가치가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돼 일이 꼬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저마다 갖고 싶어하면서도 생명보험·저축은행은 누구도 가져가기 싫어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이번 입찰에서 개별 입찰이 허용된 우리자산운용에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우리아이바생명과 저축은행을 개별로 사겠다고 나선 곳은 없었다.
◆KB금융 vs. NH농협, 가격차 이유는
이번 패키지 매각 전체 평가에서 NH농협금융이 1조2000억원, KB금융 1조원대 초반 수준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대해서는 최고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생명보험·저축은행에는 마이너스(-) 가격을 써내 결국 패키지 가격에선 가장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패키지를 통째로 팔자니 우리투자증권 등 자회사를 상대적으로 헐값에 넘기는 꼴이 되고, 우리투자증권만 떼어 팔자니 일괄 매각 원칙이 깨지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한편 입찰가를 가장 높게 제시한 NH농협금융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연기되면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금융 증권계열 매각은 패키지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우리금융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일관되게 발표한 원칙"이라며 "우리금융 이사회가 매각원칙과 기준에 입각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으로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