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곳 입주예정자들이 공장설립허가를 취소하라는 행정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어 갈등은 더욱 확신될 조짐이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공사현장을 방문해 입주예정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지만 불씨는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우디는 물론 시와 서초구청, SH공사 등이 모두 ‘문제없음’이라는 의사를 표명하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들을 낱낱이 짚어보고 석연치 않은 구석은 없는지, 객관적인 지표들을 찾아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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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아우디센터 |
◆다른 곳보다 더 안전, 근거 명확한데도…
내곡지구 3단지 맞은편에 자리 잡은 아우디센터 강남점은 지난해 10월11일부터 공사를 시작해 오는 10월31일 완공 예정이다. 대지면적 3618㎡, 건축면적 2927㎡에 지하 4층, 지상 3층 규모로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정비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완공만 되면 내곡지구 및 강남을 대표하는 대표 수입차센터로서 위용을 자랑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우디 측은 기분 좋은 준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반응은 예상외로 싸늘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아이들의 안전 문제’를 제일 큰 이유로 들며 아우디 정비공장 건립에 반대했다. 현재 공장 부지는 지구 중심 내 건립 예정인 유치원·초등학교 등과 불과 40여m 거리를 두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 발생될 위험발암물질을 아이들이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게 학부모 입주예정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현재 아우디 정비공장처럼 초등학교 주변에 자리한 자동차정비소는 수도권 내 29곳. 이 중 가장 가까운 곳은 20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모두 150m 이내 근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법적규제로 모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국·내외 업체 서비스센터 모두 문제없이 들어서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아우디 정비공장만 이들 공장과 달리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 만한 위험요소가 가득한 곳일까. 해당 시설의 검사를 담당한 한국환경시험연구소(KETRI)와 하나환경엔이지니어링의 측정 결과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실제로는 위험요소가 제로(0)에 가까울뿐더러 오히려 타 시설보다 안전성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출가스 및 작업환경, 소음 화학물질 등의 측정 결과 모두 ‘허용기준 이내’로 나타났다. 허용기준에 간신히 걸치는 ‘꼼수’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일례로 스프레이도장의 경우 대표적인 유해물질로 꼽히는 에틸벤젠은 기준치 100ppm 대비 0.0986ppm, 크실렌은 100ppm 대비 0.3304ppm 등 미미한 양이 검출됐다. 이른바 ‘새 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요즘 신축아파트들에서 나오는 것과 비교해서도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페인트 역시 유성페인트를 주로 사용하는 국산차업체들과 달리 수성페인트를 사용한다. 수성페인트의 고형분 함량은 40~50%로 유성(15~20%)에 비해 2~3배가량 높다. 고형분은 대기로 배출되지 않고 실제 페인트 도막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함량이 높을수록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유해 물질이 적다.
수성페인트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VOC도 10% 이하(유성 80~85%)로 배출한다. VOC는 페인트 도장 작업 시 대기로 배출되는 솔벤트 성분으로 함량이 낮을수록 친환경 제품이다. 페인트 관련 국제 환경법규에 비춰서도 가장 안전한 배출량을 자랑한다. 유럽연합 평균 420VOC(g/L), 미국 380, 한국 500 등에 비해 아우디는 240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아우디센터 강남은 판금 용접 및 부품 교체 작업 시 분진과 미세먼지 방출을 방지하기 위한 샌딩룸과 알루미늄 부스 등 설계 시스템을 준비 중이며, 모든 작업장의 실내화를 통해 외부 소음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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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입주예정자들의 ‘진짜 속내’는?
입주예정자들은 교통 혼잡문제도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공장 인근에 초등학교, 유치원, 놀이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해당 교통부지 담당업체에 따르면 아우디센터 사업시행 시 발생교통량은 오전피크(출근시간) 시 156대(유입 148대, 유출 8대)이며, 정비공장 이용 차량은 15대(유입 14대, 유출 1대)로 인근 전체 발생교통량의 9.6% 수준이다. 사업지 피크(점심시간) 시에도 발생교통량은 전체 발생교통량의 2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주변가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통행속도는 1㎞/h 이내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내곡 주민들의 안심을 더하기 위해 주변으로 어린이보호구역을 설정하고 도로 횡단횟수 최소화를 위한 통학동선을 제시할 것”이라며 “발생교통량 분산처리를 위한 교차로 및 과속방지턱 1개소, 단속용 CCTV 1개소, 중앙분리대 등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축허가와 법적 판단 조건이 잘못됐다는 의혹과 함께 입주예정자들이 행정소송을 제기 중인 것과 관련해서도 아우디와 SH공사, 서초구청은 해당 부지 면적의 30%까지 근린생활시설을 설치할 수 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아우디센터 강남의 설계명은 ‘내곡지구 주차장 및 정비공장 신축공사’로 명시돼있으며, 주용도도 ‘주차전용건축물’로 돼있다. 이로 인해 ‘꼼수 건립’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총 425대를 수용하는 대규모 주차장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설계를 완비했다”며 “야간조명의 단순함과 화려함으로 아름다운 야경 이미지를 연출하는 동시에 24시간 경비로 주변 시설의 우범화를 예방하는 등 부가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도 창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곡지구 입주예정자들은 "아우디 측에서 제시하는 환경기준치 허용 기준은 영업을 위한 꼼수이자 단순 1일 기준치 자료"라면서 "BTX라는 발암물질이 아무리 기준치 이하로 배출된다 하더라도 24시간 365일 생활하는 입주민 입장에서는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약간의 발암물질이라도 체내 누적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공사 취소가 아닌 다른 협의점을 수용할 계획은 절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