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지만 여신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2012년 영화 <도둑들>의 귀엽고 섹시한 예니콜을 시작으로, 2013년 <베를린>의 아픔을 간직한 성숙한 여인 련정희를 거쳐 최근엔 시청률 25%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천송이에 이르기까지 전지현은 결혼 이후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국민여신'으로 떠올랐다. 

사실 전지현이라는 배우는 연기보다는 이미지로 먹고 사는 배우였다. 때문에 드라마와 영화보다는 각종 CF로 더 많이 알려졌고 이런 그녀의 행보에 대해 말들도 많았다. 그러나 결혼 이후 그녀는 달라졌다. 더 이상 신비롭고 매혹적인 이미지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실감 있고 친근한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그녀의 변화를 단번에 보여주는 광고가 있다. '내가 잘 사는 이유'라는 카피로 소셜커머스 쿠팡의 이미지를 '무조건 싸다'에서 '합리적이고 고급스러움'으로 한방에 바꿔놓은 것이다. 실제로 이 광고를 보면서 많은 소비자, 특히 여성 소비자들은 여신으로 알았던 전지현도 쿠팡을 통해 가격을 비교하고 다양한 할인쿠폰으로 여행을 즐기는 등 현실속 나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고 그런 자신을 전지현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동일시하며 만족해했다.
▲ 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 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실제로 쿠팡은 작년 5월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선택한 이후 그 다음 달인 6월, 업계 최초로 월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누적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해냈다.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오픈마켓을 제외한 전자상거래서비스 중 쿠팡이 최초였으며 1996년 국내에 인터넷쇼핑몰이 등장한 지 17년 만의 일이다.
이를 통해 쿠팡은 전자상거래시장에서 비주류였던 소셜커머스시장을 오픈마켓과 견줄 만한 유통채널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2013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에서 소셜커머스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결혼 이후 현실적인 이미지와 여신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줄타기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전지현. 당분간 대한민국에서 소비력이 가장 높다고 하는 20대 후반~30대 여성들에게 가장 많은 지지와 환호를 받을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주식얘기를 해보자. 주식투자로 돈벌기가 정말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경기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은 여전히 달콤한 투자처로 인식된다.


필자가 증권업계에 종사한지 20년이 넘어감에 따라 많은 투자자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냐고 물어보는데 필자는 그들에게 되묻는다. 어떻게 주식을 선택하고 매매했느냐고. 그러면 열에 아홉은 증권회사 다니는 친구나 친지의 소개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본인이 나름 연구해서 직접 매매한다고 말한다.

또 웬만한 주식관련 서적은 모두 섭렵했지만 막상 투자할 때는 차트를 보고 종목을 선택해 단기투자한다고 덧붙인다. 물론 이런 경우 운이 좋으면 수익이 많이 날 수도 있다. 그러나 길게 보면 결과는 뻔하다.

요즘 같이 글로벌 금융환경과의 연동성이 강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과거의 추세를 단순한 가격과 수량만으로 설명하는 차트분석이 얼마나 효용성이 있겠는가. 그런 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배우 전지현이 보여준 그녀가 '잘 사는 방법'에서 힌트를 찾으라는 거다. 센스 있는 여자 전지현이 쿠팡에서 잘 사는 방법을 알려줬다면 한발 더 나아가 그녀가 '어떤 것'을 사는지 파악하라는 얘기다.

피터 린치라는 전설적인 월가의 펀드매니저가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뮤추얼펀드였던 마젤란펀드를 키운 인물인데 소위 10루타 종목을 찾아내고 매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투자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물론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그의 투자철학 중 하나가 '백화점에 가서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사는지를 보면 대박종목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아내가 자주 쇼핑하던 물건이 스타킹이었고 이를 보고 레그스 (L'eggs)란 기업에 투자해 큰 수익이 났던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물론 직접 기업을 탐방하고, 증권사의 기업분석 리포트를 제대로 읽고, 나름 분석하고 투자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지난해 3월 2년여의 해외생활을 마친 후 10여개월 동안 가장 자주 찾은 두 장소가 있다. 바로 호텔신라 면세점과 롯데하이마트다. 중국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곳을 가장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면세점이기 때문이다.

마침 지인 중 한명이 면세점업계에서 일하기 때문에 분석에 여러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다. 롯데하이마트에 자주 갔던 것도 증권업계에서 롯데하이마트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의견이 나왔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롯데로 피인수되기 이전과 이후는 직원들의 눈빛에서부터 차이가 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일반투자가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내 옆에 있는 여자친구, 와이프, 누나, 동생이 무엇을 사는지부터 살펴보라. 이도저도 없다면 전지현이 앞으로 무엇을 광고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트리플플러스 대표 이승원의 주식 매매기법
'나'를 쿠팡하라

 
증권사에서 내놓는 보고서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잘나가는 기업을 선택할 수 있을까. 전지현과 와이프, 여자친구에게 의존할 필요도 없이 지금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내 주변인물들이 어떤 소비패턴을 가지고 있는지만 살펴봐도 된다.

'자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당신은 '에이스침대'에서 일어나 '리홈쿠첸'에서 만든 밥솥으로 밥을 해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에서 만든 반찬들을 '디오스냉장고'에서 꺼내 식사하고 '제일모직'에서 만든 양복을 입고 '현대기아차'에서 생산한 자동차로 출근하며 회사에서는 '삼성전자'에서 만든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보고 퇴근 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CJ푸드'에서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외식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LG전자'에서 만든 TV를 보며 'CJ홈쇼핑'에서 '위닉스에어워셔'를 주문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사례에 해당되진 않더라도 적어도 하나 정도는 해당사항이 있으리라. 당신의 일상생활을 살펴보면 당신이 매수할 기업에 대한 보고서보다 더 정확하게 제품의 품질을 파악할 수 있다. 그 제품의 품질을 안다면 그 제품이 얼마나 팔릴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박은 정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 주위에 널려 있다.
[빅머니]'별그대' 전지현의 '쇼핑백'에 뭘 담은지 보면 대박종목 '한눈에'

빅데이터 분석
CF 여왕의 마케팅 파워
 
배우 전지현을 동부증권의 빅데이터 분석툴인 DOMA로 확인해봤다. 영화 <도둑들>, <베를린>에 이어 모처럼 복귀한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한마디로 전지현은 대박을 치고 있다. 삼성전자 시절부터 보여준 확실한 CF의 마케팅 파워는 쿠팡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또 한명의 대세남인 김수현도 같이 확인된다. 특히 증권회사의 빅데이터 툴이어서인지 유독 주식과 관련된 키워드가 많이 확인된다. 홈쇼핑, 그중에서도 CJ오쇼핑과 인터넷쇼핑 대표주자인 인터파크도 보인다. 면세점 매출의 증가에 창이공항까지 진출한 호텔신라도 있다. 쇼핑을 통해 대박주식을 찾을 수 있다는 지론을 펼쳤던 피터 린치가 확인되는 것도 특이하다.

 
동영상으로 보는 [이항영의 빅머니] '전지현' 편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315·3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