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구전략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우리처럼 수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좀처럼 미래를 점치기 어려운 형국이다. 게다가 내수 경기 역시 전세난과 조류독감 등으로 돌파구를 찾기 못하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에게 불황은 무거운 짐이 아닐 수 없다. 개인의 능력으로 떨쳐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창업을 무작정 늦출 수는 없는 법. 결국 불황에 맞는 아이템을 선택하고 경기가 어려울 때 소비자의 특성을 정확히 읽어내고 마케팅전략에 활용하면 된다.
흔히 불황에는 ‘저렴하고 푸짐하게’라는 슬로건이 자주 등장한다. 사실 맞는 말이다. 지갑이 엷을 때는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품질이나 품위보다는 구매의 필요성을 바로 만족시킬 수 있는 포만감이나 덤서비스가 잘 먹힌다.
외식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뭔가 새롭고 특이한 먹을거리보다는 부담 없고 익숙한 메뉴가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아이템이 바로 향토음식이다.
콩나물국밥이나 설렁탕, 해장국, 부대찌개, 빈대떡, 곱창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특히 따뜻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는 국밥집의 선전이 예사롭지 않다.
◇ 천안 병천순대를 브랜드화..지방자치단체가 힘써주는.. 전통아이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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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천순대 홍보물 (제공=천안 병천순대 프랜차이즈 사업단) |
향토와 웰빙이 결합된 모향인데,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역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경우도 있다.
천안시는 향토음식 웰빙명품화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의 대표음식인 병천순대를 브랜드화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제조와 물류를 겸한 공장을 세우고 신 메뉴를 개발하고 그 동안 병천마을에 있는 개별 순대국집이 가내수공업으로 만들던 방식을 넘어서 공장에서 좋은 식재료에 표준화된 공정을 통해서 생산하고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병천마을 순댓국집의 1/3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높은데, 이제 본격적으로 전국적인 프랜차이즈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상명대학교 양용준 교수는 “그 동안 개인 브랜드로서 병천순대가 사업화를 한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지역적인 차원에서 브랜드화를 하는 것은 최초이고, 병천의 우수한 순대 맛을 온 국민이 쉽게 매장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라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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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대국밥 (제공=메뉴판닷컴) |
◇ 지역별 특화 아이템을 프랜차이즈로..
맛의 고장인 전주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인 ‘전주콩나물해장국’은 이미 3~4개 브랜드가 전국적인 체인망을 구축하고 있다.
전주에서 꽤 알아주는 ‘삼백집’과 '현대옥' 등 다수의 아이템들이 본점의 명성을 기반으로 명가(masstige)형 창업으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청정지역 제주 역시 수년전부터 향토음식을 전국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자치도 차원에서 관내 유망한 향토브랜드를 육성하고 브랜드화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흑돈가’를 비롯해 꽤 전국적으로 약 10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제는 돈육을 넘어서 제주산 유제품과 수산물, 닭고기 등으로 품목을 넓히는 중이다.
향토음식은 불황에 향수를 그리는 소비자의 심리를 건드린다는 점에서 꽤 매력적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나고 자란 재료로 만든 로컬 푸드라는 점에서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에게 상당한 잇점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미 지역에서 꽤 유명한 맛집으로 성공한 모점(母店)을 통해서 축적한 맛과 경영노하우를 그대로 전수받을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불황에는 눈을 밖으로 돌리기보다는 우리에게 친숙한 아이템을 선정하는 안정형 창업전략이 중요하다.
향토음식이 전국화 되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지만, 향토 고유의 맛을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프랜차이즈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불황! 피하지 못할 바에는 불황에도 끄떡없는 향토음식으로 도전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