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고객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면 이를 소비자들이 구매하던 방식이었다면, 요즘은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층이 생겨난 것이다.
소비자들은 제품 개발 및 유통 과정, 심지어 생산자의 고유 권한이라 여겨졌던 가격 책정에까지 의견을 내며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터넷, 모바일 등 통신 기술의 발달로 정보 확산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흐름의 주도권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넘어가고 있다”며 “특히 요즘은 잠재적 고객층인 젊은 세대와 실제로 소비를 하는 주부들의 적극적인 의견 제시 활동 등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먼저, 본죽과 본도시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의 아이디어 공모전은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로 올해 5회째를 맞았다.
본죽은 이 공모전을 통해 고객이 제안한 메뉴를 실제 메뉴로 개발해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있다.
2010년 ‘제 1회 아이디어 공모전’ 당선작인 ‘불낙죽(대상)’은 출시 이후 본죽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으며, 2012년 본죽 가맹점주가 공모해 수상한 ‘신짬뽕죽(신제품 개발 부문 대상)’은 해장죽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대표 메뉴로 자리잡았다.
주부들이 소비를 결정하는 외식, 생활가전 등의 업계에서는 이들을 주축으로 서포터즈를 구성, 단순 브랜드 홍보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고객의 소리를 듣고 개선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본아이에프의 주부 서포터즈 ‘본매니아’는 2009년부터 연 2기씩 꾸준히 운영되며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경쟁률이 10:1에 달하는 인기 서포터즈다. 본죽과 본도시락의 신메뉴를 시식 및 평가하는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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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아이에프 서포터즈 활동모습 (제공=본죽) |
지난 5년간 다양한 활동을 한 본매니아는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면서 적극적인 프로슈머(Prosumer, 생산적 소비자)로 자리잡았다.
또 지난해 가을 19기를 모집한 농심의 주부모니터는 가정주부로 구성된 아이디어 집단으로 농심 제품에 관련된 전반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제품 개선 작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농심은 "홍고추 엑기스를 넣은 빨간 면발은 그대로 두되 더 톡쏘는 매운맛이 필요하다"는 주부모니터 의견을 수렴, '고추비빔면'에 기존보다 4~5배 더 매운 하늘초를 사용해 좋은 반응을 이끈 바 있다.
본아이에프 경영지원실 이진영 실장은 “본아이에프 아이디어 공모전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4'에 소개될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공모전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업계를 선도하기 위해 공모전을 비롯한 서포터즈, 품평회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