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묵은 갈증을 해갈하며 새로운 경험과 인사하는 거라고. 반복되는 일상의 권태로움에 취해있는 현대인에게 여행은 판타지를 꿈꾸는 일탈이자, 숙취해소제다.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어 빛이 난다는 사막처럼 여행에 맛집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올해 1월 '월간외식경영' 주관으로 ‘블로거 맛집 투어’를 실시했다. 2013년부터 시작해 벌써 14번째다. '아리몽 화로구이', '커피바이제임스', '화포식당' 후원으로 경기도 파주, 고양과 인천시 일원을 다녀왔다.


참가자들은 굽는 방식에 따른 육질의 차이를 직간접적으로 비교, 체험했다. 또한 와인 차인 뱅쇼도 시음해보았다. 이번 투어에는 다수의 맛집과 여행 파워블로거들이 참가,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으며 상호 간 친목도 돈독히 다졌다.

▲ 투어모습 (제공=월간 외식경영)
▲ 투어모습 (제공=월간 외식경영)

◇ 경기도 파주시 '아리몽 화로구이'
몇 달 전 '고주몽'에서 상호와 콘셉트를 바꾸며 리뉴얼한 '아리몽 화로구이'은 참숯화로에 구리석쇠로 완벽한 직화구이를 구현한 곳이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불맛이 살아있는 직화 삼겹살과 목살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이 집은 파주에서 나는 식재료(로컬푸드)를 사용하는 착한 식당이다.
파주의 특산물인 장단콩 된장으로 끓여 진하고 구수한 맛의 된장찌개는 일품이었다. 식사 후 안승모 대표는 참가자들이 궁금해하는 메뉴의 구성과 조리법, 식자재에 대해 깔끔하게 답변해줬다.
◇ 경기도 고양시 '커피바이제임스'
감기를 쫓아내기 위해 민간요법으로 소주에 고춧가루를 풀어 마신다. 추운 겨울 감기 예방을 위해 레드 와인에 과일, 계피를 넣어 끓인 유럽식 민간요법 음료가 바로 뱅쇼다. '커피바이제임스'는 독특한 풍미를 자아내는 뱅쇼를 경험할 수 있는 전문점이다.

◇ 인천 '화포식당'
2013년 12월에 론칭한 '화포식당'은 모든 식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는 애국 식당이다. 최상급 원육만을 선별해 숙성시키기 때문에 고기의 선도가 높고 수준급의 그릴링Grilling을 체험할 수 있다. 고기를 먹어본 참가자에게서 육즙에 대한 탄성도 터져나왔다. 큼지막한 완자가 들어간 완자부대찌개는 맛과 가격 모두 최고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성만 대표는 직접 고기를 구워주며 설명을 곁들였다. 고기의 느끼함은 장아찌를 통해 밸런스를 맞췄고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면을 한번 데쳐 내오는 섬세함을 보였다.



미래 식동여지도를 위한 맛있는 대담
“스펙트럼 넓히는 맛집 읽기”

이번 14차 블로거 맛집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간단한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투어에 동행했던 블로거들 대상으로 했다. 이들에게 지금까지의 투어 소감과 향후 발전적 모색을 위해 질문을 던졌다.


여행 파워블로거이자 에세이 작가인 ‘역마살’, 맛집 파워블로거 ‘푸우우’, 면 요리 전문 블로거인 ‘면장’이 참여했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 제공=월간 외식경영
Q '월간외식경영'이 주관하는 맛집 투어의 매력이 있다면?
역마살 : 처음 참석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낯가림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첫 얼굴을 내밀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첫 얼굴을 내밀었을 때 다들 친구처럼, 형처럼, 동생처럼 대해줘 ‘식구’라는 포근함을 줬던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식구가 뭐 별것입니까? 같이 밥을 먹으면 식구죠. 저는 한 달에 한 번 식구를 만난다는 기분으로 참여합니다. 안 보이면 궁금하고, 새 식구를 만나면 반갑고, 나 또한 좋은 식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기쁜 마음으로 투어를 기다린답니다.


푸우우 : 서울, 경기권에만 있던 제 활동 반경을 지방까지 넓혀주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고 인터넷을 통해 접하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데 큰 희열을 느끼지요. 이런 투어가 아니면 아직도 서울, 경기권 이상의 새로움을 접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면장 : 매달 열리는 블로거 맛집 투어는 이전까지 알던 내 머릿속의 외식에 대한 울타리를 넓혀주는 여정이었습니다. 늘 먹던 음식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경험하고 기획할 수 있도록 소스를 던져주는 특색 있는 경험인 것이죠.
Q 내리쬐는 햇볕에도 그늘은 생기는 법. 투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역마살 : 투어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가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맛 기행을 떠올리면 쉽게 접하지 못한 음식에 대한 갈망이 있을 텐데 뱅쇼 외에는 쉽사리 접할 수 있었던 음식이었던 것이 안타깝네요. 투어가 아니면 쉽게 맛볼 수 없는 음식이었다면 금상첨화였을 텐데요.


푸우우 : 맛집 투어라고 해서 식문화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에도 역사와 내력이 있죠. 단순히 입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알고 입을 통해 느낀 뒤 가슴으로 취할 수 있는 입체적 여행이라면 더 좋겠네요.


면장 : 다양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 차례 투어를 다니면서 고깃집을 가는 비율이 50%쯤 되는데 음식에는 고기 외에도 많은 종류의 요리들이 있었지요. 포커스가 고기에 맞춰져있는 느낌이 들어 사뭇 아쉽습니다.


Q 투어에 바라는 점은?
역마살 : 맛집 투어에 함께 하는 식당, 함께 하는 사람을 모두 가족처럼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정이 담긴 투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계속 정이 쌓여가는 투어로 말이죠.


푸우우 :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도 좋지만 모두의 니즈가 조금씩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블로거들 성격에 따른 개성 있는 투어가 진행이 되면 어떨까 합니다. 선호하는 음식 군에 따른 구분도 좋고 '월간외식경영'의 목적에 부합하는 구분도 필요하다고 여기니까요. 여기에 테마까지 뚜렷한 투어라면 더욱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네요.


면장 : 면을 좋아하는 만큼 막국수나 냉면, 칼국수 등 면 투어도 있었으면 좋겠고, 고기를 하더라도 다양한 방식의 투어로 발전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