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탑재 레노버 씽크패드 트위스트
윈도8 탑재 레노버 씽크패드 트위스트
직장에서 윈도XP 기반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A씨. 최근 A씨는 윈도XP 지원 종료 전 공짜로 윈도7을 깔기 위해 해당 기기 AS센터에 전화를 했다. 사용하던 노트북 속도가 너무 느려졌다고 핑계를 대고 노트북 교체를 요구한 것. 그러면서 윈도7을 깔아줄 것을 함께 주문했다. 며칠 뒤 A씨는 AS센터로부터 윈도7이 깔린 노트북을 받을 수 있었다. A씨가 지불한 비용은 0원. A씨와 같은 요구에 응대해 오면서 해당 AS센터는 불법 소프트웨어(SW) 유통의 온상이 되고 있다.

8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XP에 대한 정식 지원을 종료한 가운데 불법 소프트웨어가 시장에 고개를 들이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01년 윈도XP를 출시, 윈도XP에 대해 PC 보안, 기술 지원, 버그 수정 등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8일부터 윈도XP 사용자들은 보안 위협이 나타나거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스스로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이러한 불편을 겪지 않으려면 OS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최신 윈도가 설치된 PC를 구매해야 한다. 윈도 OS 최신 버전인 윈도8.1의 개인 판매 가격은 17만2000원(부가세 포함).

문제는 해당 OS에 대한 지원이 종료되면서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새 버전의 OS를 확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AS센터가 정품으로 구매한 키값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사용권이 있는 것을 가져다 쓰거나 저가에 판매하는 경우가 있었다. AS센터에서 고객들에게 OS를 깔아주는 것은 한 PC에 하나의 사용권을 부여하는 SW 저작권 정책에 위배된다.

이에 소프트웨어 저작권사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도 AS센터를 주시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AS센터가 2~3만원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라이선스를 깔아주는, 불법 복제를 하는 정황을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AS센터뿐 아니라 OS를 웹하드 등 온라인상에 올려서 다운로드하게 한다든지, 다른 사람의 정품 CD를 빌려 깐다든지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상에서는 이번 윈도XP 지원 종료와 관련해 이용자들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한 윈도XP 이용자는 "아직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을 무자르듯 종료하는 것은 사용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국내 PC 사용자 중 윈도XP 사용자 비중은 14.97%. PC 7대 중 1대에 윈도XP가 깔려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SPC 관계자는 "저작권사 입장에서는 10년도 더 된 소프트웨어에 대해 계속 보안을 지원하고 새로운 침해 유형에 대해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포니 자동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아직 있지만 업체에서는 더 이상 그 부품을 생산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