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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과의 대화(북스코프 펴냄/1만6000원) |
김우중(78)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비공개 증언이 담긴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김우중 회장의 비공개 증언을 모아 대담 형식으로 저술한 것이다.
김우중 씨는 이 책에서 대우 해체에 대해 이른바 '기획 해체론'을 내세웠다.
그동안은 대우가 '세계 경영'을 모토로 지나치게 확장 투자를 벌이다 대우자동차의 부실로 몰락했다는 것이 일반인 사이에 전해져온 대우 해체의 정설이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 정부는 대우 해체 이후 다른 계열사들은 살렸지만 대우자동차는 미국의 제네럴모터스(GM)에 거의 공짜로 넘기다시피 했는데, "부실이 더 심해져서 국민경제에 더 큰 손실을 끼치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과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GM은 대우차를 인수한 후 대우가 개발한 모델을 가지고 중국에서 업계 1위에 올라섰으며, 세계적으로 약진하는 데 큰 덕을 봤는데, 대우차가 부실했다면 있을 수 없는 결과라는 것.
김우중씨는 정부가 이렇게 대우차를 잘못 처리해서 한국경제가 손해 본 금액만 210억 달러(약 30조 원)가 넘는다고 추산했다.
대우에 투입된 공적자금도 이미 전액이 다 회수된 상태이며, 대우 채권단 역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큰 이익을 봤다며 대우는 결코 부실한 기업이 아니라는 근거로 언급했다.
'김우중과의 대화' 저자인 신장섭 교수는 김우중 전 회장이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경제관료들의 무리한 국내 산업 구조조정 방식에 반대하다 밉보여 자금줄이 막히고 자산이 헐값 매각돼 주저앉았다는 주장과 함께 당시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이와 관련한 질문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김우중씨는 베트남에 머물다 대우그룹 워크아웃 15주년을 맞아 26일 열린 '대우특별포럼'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15년 전 대우그룹 해체의 의미를 되새기고,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행사에서 김우중 전 회장은 5분여 동안 단상에 올라 "평생 앞만 보고 성실하게 달려왔고, 국가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거기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제공=와이제이앤네트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