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소고기는 로망의 대상이다. 선호도는 강하지만 막상 실천하기 어려운 메뉴 중 하나다. 높은 가격 때문에 특별한 날에도 먹을까 말까 하는, 잘 사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오랫동안 굳어 왔다.

 

그 빈틈은 ‘만만한’ 돼지고기가 대신 채우곤 했다. 질 좋은 소고기를 가져다 고가에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대부분이었던 소고기 시장이 얼마 전부터 바뀌고 있다. 실속형 소비자가 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푸짐한 양과 맛 등 다양한 요소를 채우는 소고기 전문 음식점이 생겨나는 중이다.

 

얼마 전까지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이 유행했다면 이번에는 소갈빗살구이 전문점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다른 한쪽에는 스테이크까지 합세해 실속형 소고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외식업 관계자는 “고기구이 전문점은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식문화”라면서 “꾸준히 발생되고 업그레이드되는 아이템으로 지금은 단순히 그 대상이 돼지고기에서 소고기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불소식당 (제공=월간 외식경영)
▲ 불소식당 (제공=월간 외식경영)


단 소고기의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라는게 그들의 설명이다. 또 고기구이 전문점은 사계절 내내 비수기 없이 운영할 수 있고 회식 등 각종 모임장소로 인기가 높아 매출을 올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시장을 지속하는 데 한몫한다고 덧붙였다.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잠재된 니즈를 깨울 때다.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원료육을 안정적으로 수급해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데 힘써야 하고 예비 창업자들은 그런 업체를 잘 고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소고기 시장, 소갈빗살구이 열풍 타고 대중 앞에 우뚝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에 이어 이번에는 소갈빗살구이 전문이다. 최근 1+1과 같은 덤 마케팅을 앞세운 숯불양념소갈빗살 전문 브랜드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활발한 가맹 전개를 펼치고 있는 <그램그램>을 필두로 <불소식당>, <1st도마>, <두근두근 소야소>, <더주는고기집> 등 양념소갈빗살을 메인으로 하는 브랜드가 많이 생겨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원 등지에서 인기를 얻는 독립점포를 벤치마킹하고 프랜차이즈화해 대중화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본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대부분 ‘4+4’ 덤 마케팅을 접목한다.

 

4인분을 시키면 4인분을 더 주는 전략으로 무한리필의 진화라고 보고 있다. 이 아이템은 객단가가 높을 뿐 아니라 테이블 회전이 빠른 것 또한 장점이다.

◇ 소갈빗살 집, 사라지는 고기 뷔페 틈새 겨냥
외식 전문가들은 광우병 파동 후 그간 유행했던 고기 뷔페 전문 시장이 정리가 되면서 부위별 소고기구이 전문 시장이 그 틈새를 파고든 것으로 분석한다. 고기 뷔페에 있던 샐러드 바는 소갈빗살 전문점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다이노에프에스 송교원 부사장은 “2000년대 초중반에 생겨난 고기 뷔페 전문 브랜드가 앞으로 소갈빗살 시장 역시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며 “사실 소갈빗살은 5~6년 전에 나왔어야 했는데 고기 뷔페가 시장을 크게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품으로 나올 게 못나왔다”고 분석했다.

 

송 부사장에 따르면 사실 소갈빗살 전문 프랜차이즈는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에도 있었다. 지금처럼 가격이 저렴한 콘셉트는 아니지만 <논골집>, <서초골> 등 한식을 바탕으로 토속적인 인테리어를 접목한 이들 브랜드가 당시 인기몰이에 성공한 대표적 브랜드라고 한다. 광우병 파동으로 소고기 수입이 중단되면서 사업 전개가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 ‘고기 없으면 장사 못한다’ 그게 핵심이자 관건
소고기 시장은 아이템의 특성상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우후죽순 생겨난다 해도 한계가 있다. 원육 수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갈빗살 전문점은 특정 부위를 취급하기 때문에 원육 수급에 대한 안정성 확보가 가장 큰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원육 품질, 원가 경쟁력 부분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업체 대부분 원육 수급부터 뛰어든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기 전 안정성 검증 차원에서 준비 기간을 넉넉히 두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6개월 이내 소갈빗살 브랜드가 한 차례 정리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견했다. 또 4+4 기준 보통 4만원이 기본인데 가격이 슬슬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