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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울려 퍼지는 음악과 함께 모델들의 당찬 발걸음이 시작되는 곳, 바로 ‘백스테이지’다. 한 번의 ‘런웨이’를 위해 ‘백스테이지’는 매순간이 전쟁터다. 모델들은 반드시 비좁고 어두운 이 공간을 지나야만 디자이너의 뮤즈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며, 더불어 옷걸이에 얌전하게 걸려있던 옷들도 살아 숨 쉬게 된다.
백스테이지에는 어느 하나 분주하지 않은 곳이 없고, 누구 하나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또한 뜨거운 취재 열기까지 더해져 본 쇼만큼이나 ‘핫’하다. 과연 그곳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지난 17일부터 6일간 열린 ‘2015 S/S 서울패션위크’의 백스테이지 문을 두드려봤다. 똑똑.
◆ 김원중&박지운 디자이너, ‘87MM’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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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의 쇼에 오르는 ‘모델’은 누구?
디자이너로 데뷔한 톱모델들에게 선택받은 모델이 궁금하다. 이번 ‘2015 서울패션위크’에서 국내 패션계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단연 이목을 끈 브랜드는 1987년생 동갑내기 모델인 김원중과 박지운이 신진 디자이너로서 런칭한 ‘87MM’다. ‘87MM’의 백스테이지는 일찍부터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려들어 발 디딜 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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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김원중. 프로패셔널함이 묻어난다. 옆에서 박희현이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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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로 나설 준비를 마친 강철웅과 박희현, 조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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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듯한 안승준.
▶ 데뷔 후에 오는 것들, ‘환호와 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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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모델이 워킹을 끝마치자 백스테이지가 시끄럽게 들썩였다. ‘87MM’의 성공적인 데뷔가 이뤄졌다는 의미였다. 쇼 전의 초조함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만세를 외치는 김원중의 얼굴이 기쁨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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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만족을 표현하는 김원중.
▶ 백스테이지로 마실 나온 ‘화려한 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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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잔치가 따로 없었다. 특유의 목소리와 함께 등장한 모델 장윤주는 프레스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녀는 성황리에 컬렉션을 끝마친 김원중과 박지운, 서홍석 등을 얼싸안으며 극찬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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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윤주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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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모델 강승현도 모습을 드러냈다. 걸음마다 아우라가 뚝뚝 떨어졌다.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그들만의 세계는 부러움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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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걸스데이의 소진과 민아, 랩퍼 아이언도 백스테이지를 찾아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 이재호 디자이너, ‘Jayho’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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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나, 모델들도 밥을 먹네?
모델들은 질투나게 앙상하면서도 완벽한 몸매를 지녔다. 그들도 인간인지라 아예 안 먹지는 않겠지만, 쇼를 앞두고는 진짜 ‘이슬’만 먹고 살 줄 알았다. 오해였다. 리허설을 끝낸 후, 모델들은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며 주섬주섬 식사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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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듯 빈틈없이 메이크업을 한 채 노란 도시락을 든 모습이 왠지 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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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순간, ‘헉’소리가 터졌다. 젓가락질도 화보가 됐다.
▶ 괜찮아, 이성경이야
귓가를 메우는 음악이 잠시 멈췄을 때, 유독 활발한 모델이 눈에 들어왔다.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오소녀 역으로 열연했던 모델 겸 배우 이성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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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미소짓던 그녀가 카메라를 발견하고 깜찍한 포즈를 취했다. 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YG스타일’이다.
▶ 한바탕 수다타임 “꺄르르~”
여자 셋이 모이면 그릇이 깨진다던데, 백스테이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보는 이의 감탄사가 함께 터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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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꺼진 무대 뒤에서 그녀들은 미소만으로도 자체 발광이었다.
◆ 최철용 디자이너, ‘Cy choi’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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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쎈 오빠’들이 여기 다 모였군
당장이라도 오토바이를 타고 광야를 질주할 것 같았다. ‘Cy choi’의 쇼에서 마주친 모델들은 볼드한 블랙 귀걸이를 착용한 채 징 디테일이 돋보이는 가죽 재킷을 걸쳤다.괜히 기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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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줄에 선 그들은 영락없는 20대 청춘이었다. 작은 터치하나에도 소녀마냥 웃음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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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허설을 하거나 모니터에 임할 때에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소환했다. 이런 반전 매력쟁이들!
▶ 워킹을 끝내고 들어오는 길목을 포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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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후다닥’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모델들이 명품 워킹을 뽐내고 다시 백스테이지로 복귀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조명의 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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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걸음이 채 안 되는 사이를 경계로 저 쪽은 눈부시게 밝고, 이 쪽은 홍채가 활짝 열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어둡다. 분명 ‘런웨이’를 더욱 빛내기 위해 ‘백스테이지’ 쪽은 더 깊은 어둠을 택했으리라. 모델들은 짧은 간격을 사이에 두고 가면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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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로 돌아오면서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서렸던 표정이 풀어지고, 당당하던 걸음걸이도 편안하게 바뀐다. 동시에 옷도 벗어던진다. 바로 다음 의상을 갈아입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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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모델은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차가운 가면을쓰고 런웨이를 누볐다.
<사진=젤리몬즈 스튜디오(www.jelliemonzstud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