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상선암은 암의 총칭
1995년 이후부터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갑상선암은 15~34세 여성에서 제일 많이 발견되는 암이며, 치료받은 후 10년이 지난 후에 재발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쩌면 다른 어떠한 암보다 환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의료진의 추적·관찰이 필요한 암이기도 하다.
모든 암이 그렇듯 하나의 암세포가 세포분열을 거쳐 종양을 형성하게 되는데 암의 성장속도는 암의 특성, 환자의 상태, 그 밖의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갑상선암을 흔히 하나의 명칭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를 세분화하면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형성암, 갑상선림프암, 갑상선으로의 전이암 등으로 나뉜다.
특히 일반적으로 가장 순하다고 인식되는 암은 유두암과 여포암인데, 수술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방치하다가 1000명 중 두명은 가장 무서운 역형성암에 걸릴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순한 암’으로 불리는 유두암과 여포암
조기 발견되는 갑상선암의 대다수는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두암이다. 유두암은 매우 천천히 자라고 예후도 가장 좋아 10년 생존율이 약 95%에 이른다. 즉 유두암 환자 중 95%는 10년 후에도 생존해 있을 수 있다는 말과 같아 매우 희망적이고 대표적인 순한 암이다.
갑상선암의 10%를 차지하는 여포암은 갑상선의 혈관을 침범하는 경향이 있어 폐, 뼈, 뇌 등의 부위로 전이되는 경우가 있다. 유두암과 마찬가지로 매우 천천히 자라고 둘 다 일반 정상세포와 많이 닮은 것이 특징이다. 여포암의 10년 생존율은 85%로 유두암보다는 낮지만 다른 부위의 암보다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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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 좌우하는 수질암과 역형성암
서구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수질암은 다른 갑상선암과 달리 환자 5명 중 1명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돌연변이된 ‘RET암유전자’에 의해 발병한다. 이렇게 가족력이 있으면 가족형수질암, 없으면 산발형수질암이라고 한다.
산발형의 경우 40~50대에, 가족형의 경우 주로 20~30대의 젊은 나이에 발생한다. 조기에 발견되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10년 생존율이 90%까지 보고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예후가 나빠 조기발견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한 암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가장 경각심을 가져야 할 역형성암은 다른 갑상선암에 비해 매우 위험한 암으로 분류되는데, 발병 빈도는 매우 낮지만 예후가 좋지 못하다. 종양이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갑상선 뒤에 있는 기관이나 식도를 눌러 호흡곤란이 오기도 하고 목소리의 변화나 음식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외부방사선조사요법, 화학요법, 수술 등 다양한 치료를 시도할 수 있지만 대부분 예후가 나빠서 대부분 1년 안에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따라서 갑상선암을 순한 암으로 치부해 천천히 치료를 진행해도 무방한 것으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유두암이나 여포암이 발생하면 역형성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수술을 진행해 초기에 이를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다.
◆ 전이되기 전에 치료하는 게 핵심!
이러한 갑상선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암이 발생한 부위를 중심으로 세포분열을 진행하며 성장하지만 커진 후에는 신체의 다른 부위로 전이를 일으킨다. 갑상선암의 전이는 림프관을 통해 목의 림프절로 전이되는 림프절 전이와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원격전이가 있다.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퍼져가는 양상이 다른데 유두암의 경우 림프절로 전이가 많고 실제 진단 받는 환자의 40%에서 전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포암은 림프절 전이보다는 혈관 침범을 통한 다른 장기로의 원격전이가 많이 일어난다.
갑상선암은 전이가 일어나기 전에 발견될 경우 예후가 가장 좋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정기적 검진을 받고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물론 명확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어느 정도 질환이 진행된 신호이기 때문에 즉각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절이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결절이 커져서 기도나 식도를 눌러 호흡곤란 증상이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 있는 경우 ▲갑상선에 덩어리가 있고 목소리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 ▲결절이 매우 딱딱하게 만져지는 경우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고 갑상선에 결절이 만져지는 경우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갑상선암을 의심하고 내원해 해당 질환의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 내시경갑상선수술로 흉터 없이 만족도↑
갑상선암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수술이다. 암이 갑상선에 국한된 경우뿐만 아니라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에 퍼져있을 때도 수술이 먼저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암과 달리 내시경갑상선절제수술을 이용해 최대한 많이 종양을 제거하고 방사성요오드치료를 병행하면 질환이 호전될 수 있다.
대부분의 여성환자는 갑상선암 수술을 결정할 때 목 부위를 절개해 발생하는 수술흉터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암 수술을 앞둔 한 여성환자는 수술을 하면 평생 목까지 올라오는 티셔츠를 입어 흉터를 가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울상을 짓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지난 2004년부터 연구해 시행하고 있는 ‘양측유방액와접근 내시경갑상선수술’은 양측 유륜 주위와 겨드랑이를 조금 절개 한 후 내시경과 초음파절삭기구를 사용하는 절제수술로,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기 용이해 갑상선암과 함께 전이될 수 있는 부위의 치료까지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까지 알려진 내시경갑상선수술법 중 미용적 결과가 가장 우수하고 충분한 시야 확보가 가능해 안전하고 정확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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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전절제수술을 받고 나면 더 이상 인체 내부에서 갑상선호르몬이 생기지 않아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약을 적절히 복용해 혈중 갑상선호르몬의 농도를 높이고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농도를 낮게 유지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