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기술적 지표는 매우 다양하다. 볼린저밴드, MACD(이동평균수렴확산지수), 엘리어트파동이론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이와 같은 기술적 분석과 관련된 서적을 보면 보통은 '이 책 한권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식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고 팀장은 다르다. '이것만 보면 주식시장에서 잃지는 않을 수 있다'도 아니고 투자 시 '10%' 정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니. 그가 일목균형표에 대한 책을 쓰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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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
◆"일목균형표, 철학이 담겨 있어 선택"
"수많은 기술적 지표 중에서도 일목균형표를 선택한 이유는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5년 8월 푸르덴셜투자증권(현 한화투자증권)에 재직하던 당시 우연히 일목균형표를 접했어요. 이후 일목산인(一目山人)의 철학을 느꼈습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업' 혹은 '카르마'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고 팀장은 신의 계시를 받은 종교인 같은 말을 꺼냈다. 증권업계에 몸을 담은 뒤 많은 투자방법을 접했지만 창시자의 철학을 느낀 것은 일목균형표가 처음이었다는 것.
일목균형표는 지난 1935년 일본의 호소다 코이치씨가 미야코신문사에 재직 중일 때 증권시황란에 일목산인이라는 필명으로 올린 것이 시초다. 당시 호소다씨가 일목산인이라는 필명을 사용해 신동전환선(新東轉煥線)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오랜 기간 연구되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통상 기술적 분석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이동평균선과는 달리 특정기간의 고가와 저가의 평균값을 내 지표를 작성한다. 대부분 뒤따르거나 아니면 같이 가는 경향을 보이는 보조지표들과는 달리 선행성을 갖고 있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그렇다면 일목균형표 하나만으로 투자에 나서도 될까.
"일목균형표만 가지고 투자에 나선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주식투자를 할 때는 기본적인 분석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죠. 기본적 분석이 90%라면 나머지 10%를 채워주는 것이 일목균형표라고 봅니다. 철저한 기본적 분석을 통해 종목을 고른 뒤 일목균형표를 통해 매매 타이밍을 잡는다고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일목균형표에 대해 책을 낸 사람이 일목균형표에 너무 기대지 말라고 조언한다. 철저한 분석이 기본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원전과 다른 점은 '지수'
"한국형 일목균형표의 특징은 일본시장, 그중에서도 종목에 집중됐던 원전 일목균형표와는 달리 10년간의 연구 끝에 한국시장에 최적화되도록 바꿨다는 점입니다."
고 팀장은 일목균형표를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은 많지만 해당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해석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이번 실전편을 만들며 여러 종목을 넣어 설명한 것이 아니라 코스피지수 하나만 넣어 최대한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점을 부각시켰다.
통상 많은 기술적 분석이론을 설명할 때 여러 개별종목의 사례를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코스피지수 하나만으로 설명해 객관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 따라서 한국형 일목균형표가 우리나라에 상장된 개별종목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읽고 자산배분(포트폴리오)을 바꾸는 데 참고할 만한 자료로써도 활용이 가능해졌다는 후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에서 설명한 내용을 일단 이해하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시장에서 익힌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고 해서 자신도 시장에서 돈을 벌수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순진한 생각일 뿐이죠."
고 팀장은 '응용'을 강조했다. 모든 사람의 성향과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며 시장 역시 항상 바뀌기 때문에 투자자라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감은 자칫하면 자만심으로 흐를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 항상 중도를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형 일목균형표 실전편>의 제5장을 '시장에서 이기는 법'으로 정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마음을 다잡고 좋은 투자철학을 세워야 급등락장에서도 자신의 전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위기가 왔을 때 자신의 투자철학이 없는 투자자들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투자철학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많이 공부하고 책과 다른 사람들을 통해 많이 배워야 합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