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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기(4조600억원)대비 28.08%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52조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의 평균전망치는 영업이익이 4조8193억원, 매출액은 52조486억원이다. 매출액은 거의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을 크게 상회한 것이다.
산뜻하게 출발한 4분기 실적시즌,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 출발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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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 미로 |
삼성증권에 따르면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된 종목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27조원(삼성전자 잠정 영업이익 반영), 순이익 20조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말 예상치 대비 변화를 보면 영업이익은 -3%, 순이익은 -5% 하향조정된 상태다.
김동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들의 현재 영업이익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2%, 순이익 증가율은 62%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적용해보면 최종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과거 4분기 실적 시즌 패턴을 살펴보면 매 분기에 -30%에 가까운 어닝쇼크가 항상 발생했다. 또한 3분기 실적보다 4분기 실적이 크게 낮아지는 계절성이 있는데 현재의 전기대비 실적 증가율이 10% 이상으로 너무 높다.
더불어 전년대비 실적(순이익 62% ↑) 증가율이 너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예상 수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다만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피부로 느끼는 실적은 우호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조언도 있다.
정재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순이익이 13.5%, 영업이익이 8.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실적 쇼크가 극심했던 지난 2013년 4분기의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기대감이 크지 않고 기저효과가 작동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어닝 시즌의 체감실적은 우호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 보수적으로 대응해라
이번 4분기 실적시즌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준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잠정)이 시장의 예상치를 8.6% 정도 상회하면서 기분좋게 실적시즌을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그러나 4분기 실적 추정치의 둔화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 이번 실적시즌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1월 이후 영업이익 전망치 개선업종이 5개(전체 28개)에 불과하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며,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실적쇼크로 인한 트라우마와 대내외 불확실성(그리스 총선 등) 등도 투자심리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으면서도 4분기 영업이익 또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업종을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지주회사와 소비자서비스업종이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금 더 보수적으로 대응하라고 권한다. 김 애널리스트는 "과거 경험상 4분기는 실적이 저조한 시기다. 또한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 평균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면서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낮아진 국면"이라며 "따라서 4분기 실적발표 시즌에는 다소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 실적시즌에는 통상적으로 실적의 평균 예상치가 하향된 종목 중 전분기(2, 3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종목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 평균치 대비 5% 이상 하회한 '어닝쇼크'를 기록했으며, 3분기 실적 발표일과 현재를 비교해 4분기 실적 예상치가 하향된 종목은 총 3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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