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5 F/W 서울패션위크’에서는 남성 모델들의 매니시한 와이드 팬츠가 유난히도 펄럭였다. 올 가을과 겨울, 현대적인 미니멀리즘(최소주의)과 레트로(복고) 무드가 어우러진 오버사이즈의 아이템들을 주목해보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의 대장정을 펼치고 있는 ‘2015 F/W 서울패션위크’는 국내 최정상급 남성복 디자이너들의 클래식한 감성을 엿볼 수 있었다.
서울컬렉션에서 선보인 14개의 남성복에서는 정통의 클래식 수트와 레트로 무드의 오버사이즈 실루엣이 이번 F/W 트렌드로 제시됐다.
또한 와이드 팬츠와 가운형 코트 등의 아이템에 주목했으며, S/S 시즌만큼은 아니지만 거리 감성의 스트릿룩도 여전히 강세일 전망이다. 서울패션위크의 주요 남성복 컬렉션을 살펴보고 2015 F/W 트렌드를 짐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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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영 디자이너의 ‘반하트 디 알바자’는 클래식 스타일을 새롭게 재해석한 디자이너의 감각이 빛이 났다. 특히 간결하고 섬세한 라인에 강렬한 색채가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탈리아 신구상회화 화가인 발레리오 아다미의 화풍에서 영감을 얻어 3-피스의 클래식한 슈트와 다양한 컬러의 트위스트를 선보였다. 셔츠 칼라 밑까지 올라오는 모던한 베스트와 선글라스를 행커치프처럼 활용한 이탈리아 무드의 디테일도 눈에 띄었다.
송지오 디자이너는 지난해에 이어 내추럴한 남성미를 강조했다. 가을과 겨울, 저녁 등 자연의 이미지를 반복되는 패턴과 거친 붓 터치로 표현했다. 마른 나무와 낙엽, 땅, 등 자연의 다양한 모습과 이미지를 새로운 형태의 프린트된 가죽 텍스타일과 애니멀 스킨 패턴 등을 사용해 내추럴한 남성미를 강조했다.
블랙, 딥 그린, 브라운, 골드 등의 컬러를 활용해 레트로 풍의 허리와 어깨선을 강조한 강렬한 실루엣의 의상들을 선보였다. 과감하고 구조적인 절개를 적용한 볼륨감 있는 코트와 재킷, 니트 케이프 등이 시선을 끌었다. 특히 이날 ‘송지오’ 런웨이에서는 차승원을 비롯해 김원중, 이수혁, 스테파니 리 등 유명 톱 모델들이 런웨이에 서서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브랜드 : 반하트디알바자(VanHart di Albazar), 송지오(SONGZ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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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시즌 남성복은 모던하고 포멀한 스타일의 클래식 수트와 레트로풍의 테일러드 코트의 조화가 공통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서룡 디자이너는 클래식한 무드를 유지하면서 실크, 울 소재를 사용해 남성의 우아함을 살려 프레스와 바이어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특히 김서룡 디자이너의 트레이드 마크 베레모와 유려한 선의 울 트렌치코트, 가죽팬츠, 와이드팬츠 등의 아이템이 짜임새 있는 런웨이를 연출해줬다.
신재희 디자이너 역시 클래식 복식을 바탕으로 울, 캐시미어, 송치, 양털, 소가죽, 실크 등의 소재를 활용해 총 27벌의 의상을 제작했다. 1벌의 의상에 모델 1명씩을 기용해 ‘자아 존중’이라는 컨셉을 명확히 드러냈다. 스톤과 빗살무늬가 새겨진 패턴 수트가 세련미를 자아냈다.
모던하고 실용적인 실루엣과 비율을 바탕으로 정갈한 패션을 선보여 온 권문수 디자이너는 현대인들이 공감할만한 ‘불면증’에 대해 이야기했다. 줄무늬 슬립 가운을 더한 새로운 3-피스 슈트 라운지 룩에 다크 올리브, 네이비 등 편안한 컬러가 주를 이뤘으며, 오버사이즈 아우터와 와이드 팬츠 등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놈코어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특히 ‘쿨쿨’이란 뜻의 영어 ‘ZZZ’와 양 문양을 자카드(여러 색의 실로 무늬를 짠 원단) 처리해 독특한 디테일을 뽐냈으며, 조끼 대신 가운을 넣은 3-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브랜드 : 김서룡(kimseoryong), 재희신(Jehee Sheen), 문수권(MUNSOO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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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 넘치는 스트릿룩을 제안해 온 고태용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에서 1990년대 초, 부모의 부를 기반으로 퇴폐적인 유흥과 소비문화를 주도했던 일명 ‘오렌지족’을 재해석했다. 스스로 자신만의 멋진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로 표현한 것. 전체적으로 코튼과 울, 퍼 등의 다양한 소재가 사용됐으며, 블랙, 네이비 등의 베이직 컬러 외에도 레드, 블루 등의 컬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 고태용 디자이너 특유의 경쾌한 컬러감을 드러냈다.
또한 개성 넘치는 자수와 패치로 재미를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 이날 런웨이가 끝날 때쯤 평소 고태용 디자이너와 친분이 두터운 그룹 블락비의 지코가 라이브 공연을 선보여 현장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브랜드 : 비욘드클로젯(beyond closet)
한편, ‘2015 F/W 서울패션위크’는 서울시 주최, (재)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한다. 지춘희, 정혁서, 배승연, 고태용, 홍혜진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과 더불어 ‘삼성 갤럭시 S6|S6 엣지 서울컬렉션’ 58회, 제너레이션 넥스트 21회 등 총 79회의 패션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