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의 '천안함' 챙기기

5년 전인 지난 2010년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은 온 나라가 깊은 슬픔에 빠진 국가적 재난이었다.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글로벌인재 채용을 위해 방미를 마치고 귀국길에 북한의 불법 무력 도발로 인한 천안함 폭침과 꽃다운 나이에 순국한 46용사의 소식을 접했다.
김 회장은 “그룹의 창업이념인 ‘사업보국’을 실천하고 방위산업체를 경영하는 그룹으로서 유가족들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이 무엇이지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고 “단기적·물질적 지원보다는 항구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유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실무진에게 지시했다.

이후 한화그룹은 유가족 중 사망자의 직계 및 배우자를 대상으로 1명을 채용하며 사망자가 미혼이거나 부모가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까지 대상을 확대해 지난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천안함 유가족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천안함 유가족의 우선채용 결정 직후 김 회장은 “안타까운 천안함 사건에 대해 기업이 도울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정이 슬픔과 실의에 잠긴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혀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천안함 사건 5주기를 앞둔 지난 3월18일 한화그룹은 ㈜한화 대전사업장에서 심경섭 대표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함 유가족을 초대해 격려했다. 그리고 조국을 위해 산화한 천안함 용사 46명의 희생정신과 숭고한 뜻을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14명의 유가족은 천안함 사건 당시 김승연 회장의 제안으로 한화그룹에 입사를 희망한 38가족 중 한화, 한화갤러리아, 한화생명 등에 근무하는 13명과 1명의 7월 입사 예정자다.

김 회장은 편지를 통해 "천안함 유가족들을 걱정하는 마음과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순국한 용사들이 조국을 지켰듯이 앞으로 본인은 여러분의 가족이 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격려했다.


이런 약속의 의미로 한화그룹에 근무하는 이들 유가족에게 김 회장이 직접 서명한 편지와 선물이 전달됐으며 천안함 애도기간 중 특별 휴가 이틀도 주어졌다. 유가족 중 한화에 입사한 서정길씨(31)는 "천안함 사건 당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지만 국민들의 성원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한화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